[이데일리 김범준 김유성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여야 모두에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다. 민주당은 친명(親 이재명)계와 비명(非 이재명)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국민의힘은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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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터닝 포인트’ 삼아 분위기 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구속에 따른 당대표 궐위 또는 옥중 당무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자연스럽게 비대위 출범 가능성도 없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당내 친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 내년 총선까지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조만간 당무에 복귀하면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당의 결집을 강화하기 위해 친명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친명계와 강성 당원·지지층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30여명 안팎의 일부 비명계에 대한 ‘색출’과 ‘숙청’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 일부 당원들이 가결 이탈표 행위자를 징계해달라며 당내 윤리심판원에 제소한 상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당장 노골적인 색출과 징계를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명계 등에서 반발이 거세지면서 자칫 내분에 따른 분당(分黨)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내홍을 지켜보는 부동층을 중심으로 국민 여론이 싸늘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내세워 가결 이탈표 등 주요 비명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아예 배제하거나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 등 총선 불이익 방식으로 ‘간접 숙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이럴 경우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탈당과 제3 지대 신당 유입 또는 창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표가 살아 돌아와 여유가 생긴 상태에서 비명계를 압박해 계속 반발하는 광경을 연출하는 게 과연 도움 되겠는가”라며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를) 공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있고 그게 최선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도 “(비명계를 대상으로) 경선 ‘저격병’을 내려보내더라도 겉으로는 포용의 이미지를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여당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이 대표를 타깃으로 비판의 강도를 높여온 김기현 지도부의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자가 큰 표 차이로 낙선할 경우 당 지도부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이 경우 본격 총선 레이스를 앞두고 곧장 비대위를 꾸려 분위기 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진교훈 민주당 후보자가 일정 격차로 이길 경우, 무리하게 김태우 후보자를 공천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도권 위기론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양당 최종 득표율이 10%포인트 이상 두 자릿수 차이가 나면 비대위 전환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안내문 및 선거공보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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