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편지쓴 결혼정보업체..노이즈 마케팅?

선우, 일간지에 `공정위원장 대한 호소` 실어
경쟁사 `1위` 광고 신고..자료제출은 거부
공정위, 과거 선우의 1위 광고 시정명령 `악연`
  • 등록 2009-11-18 오전 10:43:31

    수정 2009-11-18 오전 10:43:31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결혼정보업체 선우가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공개적인 편지를 띄웠다.

선우는 지난 17일 모 일간지에 `공정거래위원장님, 읽어주십시오`라는 광고를 통해 타사(듀오)의 `업계 1위` 광고가 허위라며 공정위에 신고했는데, 공정위가 잘못된 광고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업계 전체에 대해 조사를 하려하고 있다며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가 일부 회사의 대변인이 아니지 않느냐"란 질책도 담았다.

선우는 경쟁업체인 듀오가 최근 5년간 `회원수 1위, 성혼 커플수 1위'라는 광고 문구로 경쟁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지난 1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듀오를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황당하는 반응이다. 선우가 듀오의 업계 1위 광고를 문제삼으면서도, 자신들의 매출과 관련된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선우의 신고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듀오가 업계 1위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쟁사인 선우의 실적자료가 필요한데, 선우는 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우와 공정위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선우는 `결혼성공률 1위, 교제성공률 1위, 결혼커플수 1위`라는 광고를 했다가 이듬해 공정위로부터 허위·과장광고라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업계 1위`란 타이틀을 빼앗긴 선우는 경쟁사인 듀오가 `회원수 No1, 성혼커플수 No1`이란 광고를 사용하자 이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선우는 공정위에 관련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이에 공정위는 듀오가 제출한 자료와 지난 2003년 조사했던 선우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듀오의 광고는 문제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듀오가 업계 1위임을 공정위가 인정해준 셈이다.

선우는 공정위의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까지 제기했지만, 2005년 전원재판부는 공정위의 조사방법과 절차에 잘못이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같은 과거 전력 때문에 선우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공정위를 건드리는 것은 고도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을 공개하기 보다는 공정위를 끌여들여 사회적인 논란을 만들 경우 `선우`라는 회사가 `듀오`란 회사에 뒤지지 않는 규모를 가지고 있는 억울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선우의 행동이 만약 노이즈 마케팅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행정당국 입장에서는 신고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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