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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민 깨끗한나라(004540) 대표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국회의원들에게 이같이 토로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확산한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으로 경쟁 업체 중 유일하게 생리대 제품 ‘릴리안’을 회수, 환불하기로 했지만, 이미지 회복은커녕 막대한 손실을 봤다는 겁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릴리안 등 시중 판매되는 주요 생리대 제품이 문제없다고 발표했지만 파동 이후 20% 가량 떨어진 깨끗한나라 주가는 좀체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깨끗한나라 “릴리안 피해액, 현재 알기 어려워”…시장 “50억원”
시장 심리가 반영되는 생리대 파동이 깨끗한나라에 남긴 상처 기업 이미지가 언제,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는 쉽게 예상할 수 없습니다. 다만 깨끗한나라의 경제적 피해와 감당 가능 여부가 확인되면 심리를 움직이는 불확실성은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깨끗한나라가 릴리안 환불로 약 5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릴리안 판매가 지난 9월 한 달간 중단됐기 때문에 매출 609억원을 12개월로 나눈 것입니다. 깨끗한나라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약 7005억원, 74억원입니다. 올해 6월까지는 각각 3598억원, 69억원입니다. 애초 추세라면 올 당기순이익은 100억원을 손쉽게 넘겼을 테지만 생리대 파동으로 이 역시 불확실해졌습니다. 설령 당기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다 해도 릴리안 환불 피해가 당기순이익의 50%를 넘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피해는 분명해 보입니다.
재무건전성 제고·영업이익 증가 등 ‘체력 튼튼’…“진짜는 민사소송”
그러나 예상 피해와 매출, 당기순이익 규모만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평가입니다. 재무건전성과 발전 가능성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깨끗한나라는 환불 조치 의사를 밝히며 “전년도 생리대 제품의 매출액은 약 609억원으로 당사 매출의 8.6%를 차지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릴리안으로 인한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제품 매출을 통해 회사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릴리안 매출 비율인 것입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깨끗한나라는 제지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기저귀 용품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리대 파동만으로 쉽게 무너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소송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릴리안 사용으로 피해를 보았다는 소비자 약 4500명이 두 번에 걸쳐 12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습니다. 정부가 릴리안이 무해하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소송이 깨끗한나라에 불리하다고 볼 순 없지만 만에 하나 질 경우 손실은 막대해집니다. 한 신용평가사는 “환불이 진행 중인 점 등 현 시점에서 깨끗한나라를 평가하긴 힘들다”며 “진짜는 민사소송이다. 소송 결과가 나오면 시장이 확실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