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방수는 이제 기본..물 속 26시간 버틴 갤S9 '화제'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남미지역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알레한드라 길은 최근 친구들과 함께 폭포에 놀러갔다가 그만 스마트폰을 물 속에 빠뜨리고 말았다. 날이 밝기를 기다렸던 그는 잠수부를 동원해 스마트폰을 찾았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6시간 가량의 시간이 지난 뒤였는데도 스마트폰 전원이 꺼지지 않은 채 정상 작동했던 것. 그는 인스타그램에 “갤럭시S9의 성능을 지금도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지난 몇년새 스마트폰 방수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면서 종종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지곤 한다. 이제는 샤워를 할 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수영장 물놀이를 하며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인플루언서 알레한드라 길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갤럭시S9이 물 속에서 26시간 있었는데도 멀쩡하다는 내용. 인스타그램 캡처

스마트폰 신제품 방수 표준은 ‘IP 68’

최근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이 IP(International Protection marking) 68 등급의 방진·방수기능을 채택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전략 스마트폰인 ‘G6’부터 ‘V30’, ‘V30S’, 최근 공개한 ‘G7 씽큐’까지 IP 68등급을, 삼성전자(005930)는 갤럭시S7부터 후속제품들이 모두 IP 68 등급의 방진·방수 기능을 갖췄다. 소니는 지난 2014년 출시한 Z3부터 최근 출시한 엑스페리아XZ2까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도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 대부분 IP 68 등급의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IP 68의 앞자리 수는 방진등급을 나타내는데, 6에 가까울수록 미세한 먼지로부터 완벽히 보호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뒷자리 수는 액체에 대한 보호 정도로 1m 이상 물 속에서도 보호된다는 의미다. 통상 IP 68 등급의 방수 기능이라고 하면 1.5m에서 30분간 보호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애플은 다른 제조사들과 달리 아이폰7부터 최근 출시된 아이폰X까지 한 단계 낮은 수준의 방수등급, 즉 IP 67 등급의 방진 및 방수기능을 갖췄다. IP 67은 수심 1m 깊이에서 30분간 보호된다는 의미로 보통 해석된다. 애플은 특별히 해당 등급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으나, 보통의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최고 수준의 방진·방수, 완벽 디자인의 ‘핵심’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방진·방수 기술력은 ‘일체형 배터리’와 함께 발달해왔다.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함에 따라 스마트폰의 디자인 완성도는 한층 나아졌지만 착탈식 배터리 채택시보다 높은 기술력을 요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착탈식 배터리를 채택했던 ‘갤럭시S5’에도 방수 기능을 적용했지만, 당시에는 USB 커넥터 부분에 마개가 달려있어 디자인상으로는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일체형 배터리는 갤럭시S6부터 채택했지만, IP 68 등급 기술 적용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갤럭시S7 부터다.

LG전자 역시 모듈폰으로 화제가 됐던 G5까지는 착탈식 배터리를 채택했다가 G6부터 일체형 배터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LG전자가 비교적 오랫동안 착탈식 배터리를 고집했던 만큼 일부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찌보면 아주 작은 부분일 수 있지만, 완벽한 방진·방수 기술력은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한 것은 물론 스마트폰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IP 68등급 방진·방수 기능을 적용한 LG G7씽큐. LG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