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던'' 유한양행, 복제약시장서 新강자 부상

최근 잇따른 제네릭경쟁서 예상밖 1위
영업인력 매년 100명씩 적극적 충원 "달라졌네"
  • 등록 2008-09-22 오전 11:47:53

    수정 2008-09-22 오전 11:47:53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한미약품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제네릭(복제약) 시장에서 유한양행이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유한양행은 제네릭 시장에서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업체였지만, 최근들어 제네릭 경쟁에서 잇따라 1위로 올라서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아토르바'는 지난 8월 원외처방조제액(약국에서 판매된 전문의약품 매출)이 26억2000만원을 기록, 동아제약의 '리피논'(11억9000만원), 한미약품의 '토바스트'(8억3000만원)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아토르바'는 다국적제약사인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제네릭으로, 지난 6월 한미약품의 '토바스트', 동아제약의 '리피논' 등과 동시에 출시됐다.

'리피토'는 한해 처방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치료제라는 점에서 이번 제네릭에 업체마다 사활을 걸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깨고 유한양행이 출시 첫달부터 1위로 올라서더니 3개월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모습이다.

이 뿐 아니다. 지난 8월 업체들마다 일시에 출시됐던 항당뇨제인 액토스의 제네릭 경쟁에서도 유한양행의 '액피오'가 18.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당당히 1위를 기록,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유한양행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제약업계 내부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오랫동안 동아제약에 이어 국내 2위 제약회사의 자리를 지키던 유한양행은 최근 몇년간 한미약품와 대웅제약에 자리를 내주며 4위 제약사로 밀리는 수모를 겪던 터였다.

"유한양행이 제품 출시 전부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한 결과"라는 분석이 없지 않지만, 유한양행의 영업력이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유한양행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영업사원을 100여명 가량씩 공격적으로 뽑았다. 현재 650명 수준까지 영업인력이 늘었고, 하반기에도 100여명의 영업사원 충원작업을 진행중이다.

업계 1위 제약회사인 동아제약이 박카스를 제외한 병원과 약국 영업인력이 6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한양행의 영업인력 충원이 상당한 수준까지 이뤄진 셈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영업인력이 적극적으로 충원되면서 영업력이 강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에 밀리면서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제네릭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유한양행(000100)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김태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한양행의 강화된 영업력을 고려하면 제네릭 시장에서의 유한양행의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리피토 제네릭에서 유한양행의 강세가 액토스 제네릭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오는 11월 열리는 코자의 제네릭 시장에서도 유한양행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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