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달러 약세냐, 위험 회피냐..1120원대 박스권 전망

간밤 뉴욕증시 하락했지만 S&P500·나스닥지수 선물 상승세
美 10년물 국채 금리 1.4% 이하로 내려가..달러인덱스 하락
  • 등록 2021-03-03 오전 8:34:45

    수정 2021-03-03 오전 8:34:4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박스권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4% 밑으로 내려오며 달러인덱스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하는 등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 변동성 확대, 회피 심리가 계속된 영향이다. 전일 외국인의 2000억원대 순매수에 1%대 상승한 코스피 지수도 뉴욕증시 하락 영향에 매수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 나스닥지수 선물은 오르고 있어 증시가 어떤 방향성을 보이냐에 따라 환율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사진=AFP 제공)
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1개월물은 1124.9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24.00원)보다 0.95원 가량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선 환율의 상승과 하락 재료들이 뒤섞여 있어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6% 내린 3만1391.5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1% 하락한 3870.29에 거래를 마쳤다. 3900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9% 내린 1만3358.79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날 1.424%에서 출발해 장중 1.453%까지 오르면서 지난 주 장중 1.6%를 찍었던 것보다는 잠잠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국채 금리 상승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2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10년물 국채 금리는 1.398%로 1.4% 아래로 내려 앉았다. 이런 분위기에 달러인덱스도 90.8선으로 소폭 하락 거래되고 있다. 독일이 3월말까지 경제 봉쇄를 연장할 계획이긴 하나 일부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히자 유로화가 상승한 부분이 달러인덱스 하락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지난 주 국채시장의 금리 급등과 속도가 눈에 띄었다”고 밝히는 등 연준이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 뒷짐지고 있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BC는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도입, 연준이 보유한 단기국채를 매도한 돈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면서도 유동성을 더 풀지 않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화끈한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이것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면서도 추가 유동성을 풀지 않는 묘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했으나 우리나라 시각으로 3일 오전 8시 30분께 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 지수 선물은 각각 0.20%, 0.24%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피 지수가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코스피 지수가 추가 상승한다면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락 전환한다면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외국인 매매 방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2조8300억원 가량을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한 데 이어 이달 2일엔 21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등 종잡기 어려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상충된 재료 속에 환율은 수급에 따라 1120원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은 강보합 출발 후 증시 부진과 역내 추격 매수(달러) 주도 하에 장중 상승폭 확대를 시도하겠으나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와 역외 고점 매도(달러)에 막혀 1120원 중반 박스권 등락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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