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사생활 알려주는 '유흥탐정' 성행한 이유?

성매매·유흥업소 기록 등 확인해주는 온라인 흥신소
"개인정보법 위반, 수사가능..성매매도 불법"
  • 등록 2018-09-25 오후 5:56:25

    수정 2018-09-25 오후 5:56:25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주부 A 모(34세)씨. 유흥탐정에 의뢰해 남편이 결혼 이후 3년간 12차례 성매매업소를 들락거렸다는 기록을 확인했다. 남편은 평소 퇴근하면 성실하게 집으로 오던 사람이었다. 가정적이고 취미도 비슷해 주위에서 부러워 할 정도였다. 딴짓 할 여유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남편은 점심 시간에 짧게 성매매 업소에 다녀왔던 것이다.

최근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성들의 유흥업소 이용 기록을 알려준다는 이른바 온라인 흥신소 ‘유흥탐정’이 화제다. 특정 전화번호만 업체에 제공하면 번호 당사자가 유흥업소에 예약하거나 방문한 기록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유흥탐정 대처법’ 같은 글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세를 이용한 2차 피해도 커지고 있다. 결과를 받지 못하는가 하면, “유흥탐정 의뢰 사실을 남자친구에게 밝히겠다”는 협박 사례도 있다.

경찰은 이번달 웹 사이트 ‘유흥탐정’이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유흥탐정은 지난달 말 쯤 개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뢰비를 지불하고 대상자 번호를 전달하면 조회가 가능한데, 처음에는 1건당 3만원을 지불하면 의뢰에 착수했지만 현재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5만원까지 올랐다.

유흥탐정은 성매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보안상의 이유로 개인 전화번호로 걸려온 전화로만 예약을 받는데 이때 수집한 전화번호 목록을 저장한 파일을 이용해 유흥업소 출입 여부를 확인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소 장부 애플리케이션 5개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장부 100만여개를 통해 정보를 확인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정보 기록들의 진위 여부는 불확실하다.

사이트에는 “나의 남자가 업소 여성을 만나거나 불륜이 의심된다면, 낮이나 밤이나 뭘 하고 다니는지 궁금하다면 여자들 편에 서서 모든 정보를 공유해드린다”고 적혀있다.

경찰 수사망에까지 오르자 ‘대놓고’ 조사를 진행하던 사이트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지만, 수요는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흥탐정 운영자는 “시즌 2를 시작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5년치 기록과 최근 9월 초부터 성매매업소에 연락한 통화 상세내역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며 입금 계좌번호를 제공한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의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서는 본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뒷조사하는 식이기 때문에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매매가 불법이지만 정보보호법에 먼저 걸린다는 의견이다. 아직까지 관련 고소가 직접 들어온 것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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