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시장, 외인에서 토종으로 `권력이동`

외국계, 작년 4분기 대형오피스 매입실적 전무
국내 기업·리츠 등 토종자본으로 손바뀜
  • 등록 2011-01-20 오전 9:59:52

    수정 2011-01-20 오전 9:59:52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내 대형 오피스빌딩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해왔던 외국계 자본의 위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작년 4분기 대형 오피스빌딩 거래에서 외국계의 매입실적은 전무한 반면 자산 재조정에 나선 국내기업들과 토종리츠 등이 빌딩매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 투자자문회사인 저스트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지역의 대형 오피스빌딩 매매거래는 총 8건으로 거래금액은 약 8913억원이다.   작년 4분기 서울지역에서 매매거래 규모가 가장 컸던 오피스빌딩은 국민연금공단이 3400억원에 매입한 쌍림동 `스마트플렉스`로 나타났다.   스마트플렉스는 지난해 10월 준공됐으며, 2007년 12월 자산운용사인 맥쿼리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가 건물주인 ㈜시우와 조건부 선매도 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맥쿼리측이 설립한 펀드에 100% 투자하는 방식으로 건물 매입을 추진해 왔다. 국민연금공단측은 CJ제일제당, 푸드빌, 지엘에스 등 CJ계열사들이 임차계약을 맺어 90% 가량 임대가 약정됨에 따라 장기적 수익률을 감안해 매입을 확정했다.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인 코크렙 제7호가 소유하고 있던 중구 다동 DSME빌딩은 대우조선해양에게 매각됐다. 이 빌딩을 임차해 사용하던 대우조선해양은 2006년 빌딩을 매각할 당시 맺었던 선매입 계약에 따라 910억원에 재매입했다.

강남권에선 바른손그룹이 서초동, 청담동 등 흩어져있던 6개의 본사를 경기도 고양시로 통합 이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청담동에 위치한 바른손빌딩을 개인에게 113억6000만원에 매각했다.

역삼동에 위치한 월드건설 본사 사옥인 월드메르디앙빌딩은 공개경쟁 입찰로 새 주인을 찾았다. 매수자인 금강제화는 월드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으로부터 장부가격인 715억원 수준보다 낮은 695억원에 빌딩을 매입했다. 금강제화는 매장과 사옥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며, 월드건설은 2년간 2개 층을 임대키로 했다.

동부건설(005960)도 재무구조 개선의 목적으로 대치동 동부금융센터 일부 층의 지분을 동부화재(005830)에 358억원에 매각했다. 화일약품은 역삼동 소재 본사 건물 및 토지를 ㈜메디커뮤니케이션에 매각하고 판교 신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여의도권에선 하나다올자산운용이 공모형 부동산펀드인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제1호`를 통해 하나대투증권의 여의도사옥을 매입했다. 인수대금은 2870억원으로 펀드로 조성된 자금 이외에도 제1금융권에서 1000억원 이상의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건물을 그대로 임차해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유도원은 위탁관리리츠인 `코크렙 제17호`와 여의도 유도회관건물을 48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코크렙제17호는 종합스포츠센터로 운영돼 오던 유도회관건물을 리모델링해 순수 업무용 빌딩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리모델링 비용을 감안한 실제 투자비용은 600억원으로, 이중 312억원이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자로부터 조달된다.   정혜진 저스트알 연구원은 "오는 2015년까지 서울 여의도와 도심 등의 대형 오피스빌딩 신규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대수익률 악화를 우려한 외국계 자본들은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을 처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작년 4분기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매매거래 현황 (자료: 저스트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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