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크라이나에 유럽보다 더 많은 탄약 지원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美, 韓 정부에 요청
韓, 우크라에 155mm 탄약 33만발 지원 추정
  • 등록 2023-12-05 오전 9:31:50

    수정 2023-12-05 오후 7:38:0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탄약이 유럽 국가들이 지원한 탄약보다 많았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포병들이 지난 4월 도네츠크 지역 바흐무트 근처 최전선에서 포탄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AFP)


WP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보낼 155㎜ 탄약이 부족해지자 미국이 공급한 탄약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던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한 달에 9만발 이상 탄약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지만, 당시 미국이 공급할 수 있는 양은 10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한국은 교전 지역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북한과 군사적 긴장에 대비해 막대한 탄약을 쌓아두고 있는 한국이 탄약을 지원한다면 우크라이나는 41일 안에 155㎜ 탄약 약 33만발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직접 지원이 아닌 간접 지원일 경우에만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미 국방부는 한국 정부를 설득해 올해 초부터 한국의 탄약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WP는 “결과적으로 한국은 모든 유럽 국가의 공급량을 합산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나라가 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한국의 도움으로 비인도적 무기인 집속탄을 동원하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집속탄은 한 개의 포탄 안에 많은 자탄(子彈)을 넣어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는 탄종이다. 민간인 피해가 커 전 세계 120개국이 이를 금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수천 개의 집속탄을 쌓아두고 있었지만 집속탄을 지원할 경우 국제사회의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었다.

WP는 한국에서 탄약을 얼마만큼 이송했는지, 공급한 탄약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지원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직접 투입됐는지 혹은 미국의 재고를 한국의 탄약이 대신했는지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월 24일 국회 운영위에서 “저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포탄을) 지원하는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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