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죽기 전 쓴 회고록 올가을 나온다

'패리엇' 제목으로 오는 10월 22일 출간 예정
2020년 독살 위협 이후 집필 시작, 옥중 마무리
나발나야 "러시아어 포함 11개 언어로 번역"
  • 등록 2024-04-12 오전 9:49:10

    수정 2024-04-12 오전 9:51:32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2월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하기 전에 쓴 회고록이 올가을에 출간될 예정이다.

3월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보리소프스코예 공동묘지에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사람들이 그의 무덤에 꽃을 놓고 있다. (사진=로이터)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출판사 알프레드 A. 크노프는 나발니의 회고록 ‘패트리엇’(애국자)을 오는 10월 22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크노프는 초판 50만부가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동시 출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 책이 11개 언어로 번역될 예정이며, 러시아어판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크노프는 “이 책은 나발니의 젊은 시절, 행동주의에 대한 소명, 결혼과 가족, 러시아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헌신 등 그의 인생 전체를 다룬다”며 “나발니가 세계에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고 소개했다.

나발나야는 성명을 통해 이 책은 마지막 저항의 표시라고 밝혔다. 그는 “이 책은 나발니의 삶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포함해 모든 것을 바친 독재와의 싸움에 대한 그의 확고한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제가 깊이 사랑했던 한 사람, 깊은 진실성과 불굴의 용기를 가진 한 남자를 알게 될 것”이라며 “그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을 그의 기억을 기리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옳은 일을 옹호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를 놓치지 않도록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야당 지도자 고(故)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2월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알렉세이 나발니가 복역 중이던 야말로네츠 지역 교도소에 의해 사망했다는 발표가 있던 날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


크노프 관계자에 따르면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위협에 따른 중독 증세로 독일에 입원한 이후로 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이듬해 러시아에 돌아와 투옥된 이후에도 집필을 이어 나갔다. 당시 나발니는 투옥과 사형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러시아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망명생활이 자신의 대의에 대한 배신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사망 전인 지난 1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국도 신념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썼다.

회고록 초안은 나발니가 직접 작성한 것이며, 나발나야와 출판사가 협력해 원고를 마무리하고 있다. 회고록에는 나발니의 수감 생활에 대한 기록과 그가 투옥 중 주고받은 서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고록 출간은 어떠한 유명 정치인의 회고록보다 더욱 민감한 작업이라고 NYT는 짚었다. 나발나야는 나발니 사망 이후에 크렘린궁 비판을 계속해왔으며, 러시아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에서 나발니의 회고록이 출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했던 나발니는 극단주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 2월 16일 47세에 갑자기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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