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전통 한지 제작법, 美 자료 통해 첫 구명"

종이연구가 다드 헌터 저서에 '발과 발틀' 실리면서 알려져
  • 등록 2022-05-27 오전 9:59:06

    수정 2022-05-27 오전 9:59:06

전통 한지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 자료 사진.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우리나라의 전통 한지 제작법이 미국의 자료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미국 애틀랜타주에 소재한 제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 제작 도구 분석과 문헌조사를 통해 사라진 전통 한지 제작법을 처음으로 구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대상인 한지 제작 도구 ‘발과 발틀’은 미국인 종이 연구가 다드 헌터(Dard Hunter)가 1933년에 우리나라 세검정 인근 지역 한지 제작 공방에서 수집해간 것으로 그의 저서에 실리면서 알려졌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조현진한지연구소는 문헌조사와 현지 실물 조사를 통해 본 발과 발틀은 옛날식 가둠 뜨기의 제작 도구이며, 우리나라 전통 한지 제작에도 이 방법이 사용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한지 발틀은 세로 148㎝, 가로 72㎝이며, 발의 크기는 세로 125㎝, 가로 72㎝이다. 발 재료는 대나무였고, 발의 세로방향 위아래 쪽 끝부분은 너비 2㎝, 높이 1.4㎝의 목재로 마무리돼 있다. 종이를 뜰 때는 두 사람이 발틀의 세로방향으로 마주 선 후 양쪽 발 언저리에 길이 120㎝, 가로와 세로 두께 2.5㎝인 각목을 한개씩 놓고 양손으로 잡은 후 물에 혼합된 원료를 발틀로 뜨면 각목 2개와 발의 양쪽 끝부분 목재 2개가 가둠틀로 작용해 물은 발을 통과하고 원료는 발 위에 남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한지 제작법은 흘림 뜨기 기법 외에 특별히 알려진 것은 없었으며, 특히 현재 여러 한지 공방에서 사용하는 가둠 뜨기 제작법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보급된 일본식 기술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서정원 소장은 “이번 현지 유물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유물과 제작 기술을 밝혀낸 것은 우리나라 전통 한지 역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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