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김치' 썩은 배추에 경악한 황교익 "김순자 '명장' 박탈해야"

  • 등록 2022-02-23 오전 9:46:57

    수정 2022-02-23 오전 11:46:4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공장 한 곳에서 문드러진 배추와 무로 김치를 만들고 있다는 제보가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지난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한 보도 내용을 공유하며 “정부는 당장에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의 식품명인과 식품명장 자격을 박탈하길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이날 MBC는 김치 전문기업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 공장 직원들의 재료 손질 영상을 공개했다. 변질된 부분만 도려내고 김치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러 차례 촬영한 영상에서도 배추와 무의 상태는 거뭇거뭇하거나 보라색 반점이 가득했다.

영상 속 작업자들도 “아이구 더러워”, “쉰내 난다고 했더니, 쉰내 나는 건 괜찮대…그런데 내가 뭐라고 해”라고 말할 정도였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재료뿐만 아니라 공장 위생도 문제였다.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엔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 있고,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있었다.

영상을 촬영한 공익신고자는 “이런 걸 갖고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고,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해서 (판매)하는 김치인데…”라며 씁쓸함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식품 회장 김순자 씨는 ‘제29호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선정됐으며, 2017년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번 보도로 알려진 공장에서 만들어진 김치는 약 70%가 외국으로 수출되고, 나머지는 국내 대기업 급식업체와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성식품의 김치는 홈쇼핑을 통해 자주 판매됐다.

설립한 지 30년이 넘었으며, 2020년 매출이 500억 원대를 기록한 한성식품의 홈페이지와 SNS는 이날 보도 이후 모두 막힌 상태다.

‘한성김치’ 쇼핑몰은 데이터 전송량 초과로 접속할 수 없는 상태이며, 김 회장의 레시피 등을 공개해온 유튜브 채널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공익신고자는 이달 말 국민권익위원회에 실태를 알렸고, 상황을 파악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현장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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