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관광 1번지도 18% 하락…日땅값 2년째 '뚝'

日 주택·상업지 평균 땅값 작년보다 0.4% 하락
2020 도쿄올림픽 앞두고 토지개발 활발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올림픽 밀리고 외국인 유입 끊겨
재택근무 효과? 쾌적한 주거환경 향한 수요는 ↑
  • 등록 2021-09-22 오후 3:18:22

    수정 2021-09-22 오후 9:02:32

코로나19 여파로 일본 상업용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오사카 에비스바시 인근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땅값이 코로나19 여파로 2년째 하락세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21일 발표한 2021년 기준지가에 따르면 주택지와 상업지 등 전체 용지의 평균 땅값이 전년보다 0.4% 떨어져 2년 연속 하락했다. 전국 2만 곳을 조사한 결과 54.1%에서 땅값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용도 토지의 평균값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 2020년, 3년 만에 떨어졌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호텔 신축과 상업시설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땅값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로 올림픽이 연기된 데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전면 중단된 여파다.

먼저 상업용지 땅값이 타격을 입었다. 상업용지 내림폭은 작년 -0.3%에서 올해 -0.5%로 커졌다. 코로나19 길어지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음식점 노동시간을 줄이고 휴업을 요청하거나 여행을 자제한 탓이다. 유동인구가 줄면서 매장이나 상업시설 매출이 타격을 입었고 땅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이 전멸한 것도 땅값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90% 넘게 감소했다.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도쿄 긴자 2가의 ‘메이지야 긴자(明治屋銀座) 빌딩’은 3.7% 하락해 1㎡당 3950만엔(약 4억3000만원)이 됐다. 쇼핑하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긴자에도 인파가 끊긴 지 오래되면서다.

도쿄 긴자의 쇼핑거리(사진=AFP)
오사카는 상업용지에서 전국 최대 침체율을 보였다. 오사카 번화가인 에비스바시 부지의 지가는 18.5% 하락했다. 관광객들로 넘쳐났던 이곳에선 현재 ‘휴업 중’이라는 벽보가 붙은 상점들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사무실을 축소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빌딩 중개업체 미키상사에 따르면 지난달 도쿄 도심 5구(지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의 공실률은 6.31%로 집계됐다. 통상 공실률이 5%를 넘으면 공급과잉의 신호로 해석되는데, 7개월 연속 5%를 웃돌고 있다.

주거용지 하락폭은 -0.5%로 지난해보다 하락폭이 0.2%포인트 줄었다. 재택근무 확산과 저금리 등을 배경으로 도쿄 등 대도시권 주택 수요가 견조한데다, 특히 도쿄 도내 고급 주택지에 대한 안정적인 부유층 수요에 힘입은 결과다.

향후 땅값 동향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보이느냐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히라야마 시게오 도시미래종합연구소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유동인구 흐름도 돌아올 것”이라며 “올 겨울부터 내년 여름에 걸쳐 음식점이 모인 지역에서도 땅값이 반등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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