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선진국 보호무역주의, 개도국엔 위선적"

"부유한 국가들, 힘에 기반한 시스템 원해"
"아시아·아프리카로 공급망 확대하면 포용성 확대"
  • 등록 2023-09-05 오전 9:58:08

    수정 2023-09-05 오전 9:58:08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해 ‘위선적’이라고 직격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응고지 사무총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재외 독일 공관장회의에서 “최근 일부 선진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주의 조치와, 다자간 무역시스템·WTO에 대한 전반적인 거부감은 개발도상국에겐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자간 무역을 통한 혜택으로 경제를 발전시킨 부유한 국가들은 이젠 공정하게 경쟁하길 윈치 않으며 규칙이 아닌 힘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전환하길 원한다”고도 꼬집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특정 국가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해 바이든 행정부로 이어진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를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했다. 2021년 임기를 시작한 그는 WTO와 다자무역체제 정상화를 전면에 내걸고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공급망 재편을 통해 ‘포용적’인 다자 무역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더 많은 국가와 공동체를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끌어들여 세계 무역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는 걸 막고 교역을 심화·다각화하는 게 올바른 대응”이라며 “(선진국이) 글로벌 생산·무역 네트워크를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아시아로 확장하면 국지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고 사회·경제적 측면으로 포용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와 비교해 서방의 개발 금융이 빈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서구적 가치는 여전히 존경받고 소중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자금은 제한적이면서 조건은 많은 지원은 (개발도상국에)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WTO 개혁도 화두로 올랐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모든 문제에 대해 합의할 순 없더라도 어려움에 부닥친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새로운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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