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가 10억달러 규모(약 1조3000억원)의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 뉴욕 남부지검의 데미언 윌리엄스 검사는 성명을 통해 “궈가 훔친 돈으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웠다”면서 그가 증권 사기, 유선 사기, 돈세탁, 횡령 등 11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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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스타이기도 한 그는 수십만 명의 팔로워들에게 대규모 투자 수익을 약속해 암호화폐, 미디어 사업체 등에 대한 투자를 유도했으며, 그렇게 모은 자금을 호화 주택을 비롯해 3700만달러(약 486억원)짜리 요트, 3만6000달러(약 4700만원)짜리 매트리스, 고급 스포츠카 등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활에 사용했다.
이에 검찰은 현재 파산한 실버게이트은행을 포함한 궈의 21개 은행 계좌에 예치된 범죄수익금과 각종 자산 등 6억3400만달러(약 8300억원)를 압류했다.
궈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보석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이었던 그는 뇌물, 사기, 성폭행 등의 범죄 혐의를 받자 2014년 돌연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는 미국에서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망명자’, ‘반중(反中) 투사’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옛 책사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손잡고 신중국 연방’이라는 급진적 반중 캠페인을 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그의 활동은 중국 정부를 자극했고,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중국 측 요원들의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궈에 대한 기소가 성공한다면 긴장이 고조되는 미중 갈등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하면 2021년에는 궈와 연관된 3개 기업이 미국내 투자자 보호위반 등 혐의로 미 당국의 조사를 받다가 5억3900만달러(약 7000억원)의 제재금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