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명동예술극장에 또 한 번 폭풍우가 몰아친다. 2021년 공연 당시 무대 위에 5톤 분량의 물을 쏟아 부으며 진풍경을 자아냈던 국립극단 연극 ‘만선’이 오는 3월 16일부터 4월 9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 다시 오른다.
| 국립극단 연극 ‘만선’의 2021년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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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은 천승세(1939~2020) 작가의 희곡으로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그해 7월 초연한 작품이다. 이듬해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에서 천승세 작가에 신인상의 영예를 안겼다. 196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서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대중의 공감을 샀고, 동명 영화로도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립극단은 2020년 창단 70주년 기념작으로 심재찬 연출과 함께 ‘만선’을 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2021년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만났다. 특히 극 말미 무대에 5톤 분량의 물로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표현한 장면은 이 공연의 백미로 손꼽힌다. 제3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작품의 배경인 어촌마을과 바닷가의 비바람을 실감나게 구현했다.
작품은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빚을 갚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무력한 현실, 그리고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향한 고집스러운 자부심 탓에 파멸해 가는 가정의 처절한 모습을 그린다. 초연에 이어 배우 김명수, 정경순이 각각 평생 배 타는 일밖에 몰랐던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댁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들 외에도 김재건, 김종칠, 박상종 등 관록의 배우들과 황규환, 문성복, 강민지, 성근창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새로운 배역을 맡는다.
심재찬 연출은 “올해 공연에서는 음향, 조명, 무대 등의 디테일을 조금 더 발전시켜 사실주의 희곡에 충실한 무대 연출을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티켓 가격 3만~6만원. 국립극단 홈페이지 또는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