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과 '관저 회담' 아이디어 낸 尹…40조 잭팟 이어져

尹, 빈살만 왕세자와 17일 관저 회담
예정 없던 단독 회담 추가되며 총 2시30분 진행
빈살만 살뜰히 챙긴 尹 방산도 언급…수출 기대
양측 오찬장서 방일 취소 관련 얘기도 오가
  • 등록 2022-11-20 오후 1:40:05

    수정 2022-11-20 오후 1:40:05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입주 이후 첫 손님은 지난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였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 장소로 한남동 관저를 하자고 제안했고, 이는 약 40조원의 잭팟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사우디의 5000억달러(약 640조원)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수주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의 호의를 얻어내는게 중요하다고 이에 초점을 맞췄다. 여러 논의 끝에 윤 대통령이 ‘관저 회담’을 제안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대통령의 사적 공간에 초대함으로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 일행의 동선까지 직접 챙기는 노력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관저 입주 이후 ‘첫 손님’이란 상징적인 의미도 더해졌다.

사적 공간에 초청한다는 것 만으로도 외교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백악관 내 ‘사적공간’인 트리티룸(Treaty Room·개인 서재로 사용)에 초청하자, 당시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격 예우를 보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빈 살만 왕세자에게 반려묘 공간을 소개하거나, BTS 팬으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를 위해 BTS 한정판 앨범을 구비해두는 등 거리감을 좁히려 신경썼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이런 노력은 예정된 회담 시간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려은 빈 살만 왕세자와 고위급 확대 회담(40분)→단독 환담(40분)→오찬(70분) 순으로 총 2시간 30분갸량에 달했다. 단독 회담은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두 사람은 관저 거실과 정원 등을 거닐며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이런 탓에 이후 예정된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전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 일정이 약 1시간 지연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동생이 F-15 전투기 조종사라는 점도 언급하며 자연스럽게 방산 분야로의 대화 물꼬도 텄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같은 호의에 감동한 듯 윤 대통령에게 “저와 대표단을 환영하고 후하게 대접해준 윤 대통령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양국의 강력한 관계를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양국 정부는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과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총 26건(약 40조원)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원전, 방산 등의 분야로 협력이 확대될 경우 수주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오찬 당시 사우디 대표단의 일본 방문 계획 취소를 귀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단 사이에서 방한 이후 일정의 얘기가 나왔고, 일본 방문 일정을 조정한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

빈 살만 왕세자는 과거 신혼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하고 현지 게임회사를 인수할 정도로 일본 문화에 관심이 크고 조예도 깊은 것으로 전해져, 이번 방문 취소와 관련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일본 양측은 방일 취소와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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