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미국에서 판매되는 인공눈물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가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미국 정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 미국에서 인명사고를 낸 인공눈물 에즈리케어 외관의 모습(사진=글로벌파마) |
|
4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뉴저지·콜로라도·워싱턴 등 미국 12개 주에서 인공눈물 ‘에즈리케어’를 사용한 소비자 55명이 녹농균에 감염됐다. 해당 제품으로 현재까지 5명이 영구적으로 시력을 상실했고, 1명이 숨졌다.
CDC는 지난 1일 이 제품의 사용 중단을 권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글로벌파마는 지난 2일부터 자발적으로 제품 회수에 나섰다. FDA에 따르면 이 인공눈물을 사용할 경우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CDC에 따르면 이 인공눈물 사용으로 사망과 영구적인 시력 상실 외에도 입원, 혈류 감염 등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녹농균은 땅이나 물 속에 존재하는 강한 병원성 세균으로, 폐렴이나 감염을 유발한다. 인공눈물이 눈과 연결된 비강(코에서 뇌까지의 빈 공간)을 통해 폐나 혈액을 감염시킬 우려도 있다.
CDC는 이 제품을 사용한 뒤 숨진 1명은 박테리아가 혈류에 도달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DC는 인공눈물 오염이 제조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소비자가 병을 개봉했을 때 외부 환경에서 유입된 것인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글로벌파마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 제품의 포장이나 실제 제조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회사는 라벨을 디자인하고 제품을 판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CDC는 인공눈물을 처방전 없이 구매하지 말고, 의사의 권고에 따라 사용자 개인의 상황에 맞는 인공눈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