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중국인들의 비자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3년 동안 억눌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일부 인기 여행지는 비자 신청 예약이 연말까지 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중국이 최초로 자체 생산에 성공한 대형 여객기 C919. (사진=AFP) |
|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30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미국 비자 신청을 위한 예약이 올해 11~12월까지 가득 찼다고 보도했다. 주상하이미국총영사관 비자 예약 홈페이지에 따르면 B1/B2 관광 비자 예약 대기 기간은 128일로 4개월에 달한다.
독일 비자 신청은 현재 상하이에선 예약할 수 있는 시간대가 없고, 베이징에서도 가장 빠른 예약 날짜가 9월 12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날 비자를 신청해도 3개월 뒤인 12월 16일에야 여행을 떠날 수 있다. GT는 “지금 (독일) 비자를 신청하면 10월 국경절 연휴를 놓치지만,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인기 유럽 관광지 방문을 위한 비자 신청은 12월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비자 대기에 지친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은 쿠바, 이란, 케냐, 이집트와 같은 이색 여행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GT는 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통제로 해외여행을 하지 못한 중국인들의 비자 신청이 몰리고 있다”면서, 올 여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비자 신청 건수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인 2019년 여름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비자 처리 지연과 지정학적 긴장 등의 요인으로 중국 국제선 항공편 운항은 2019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2019년 주당 350편에 달했지만, 현재는 주당 24편에 불과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수요 감소로 올 여름 김포~베이징(셔우두공항) 등 한중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