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국영정유사 "韓 기업과 언제든지 협력"

인니 최대 정유사 페르타미나 전무 인터뷰
페르타미나, SK에너지와 윤활기유공장 합작
정유시설 확충 위해 한국기업과 추가 협력 모색
  • 등록 2008-09-10 오전 11:00:01

    수정 2008-09-10 오전 11:00:29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세계 4위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유전과 가스 광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정유사는 단 하나다. 유일한 국영 정유사이자 최대 정유사인 페르타미나는 부족한 정유시설을 확충하고자 한국기업과 전략적인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페르타미나는 인도네시아 인구 2억4500만명에게 정유를 팔지만, 순이익은 매출의 5%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역대 정권은 취약한 지지 기반 탓에 민심을 잡고자 유가 보조금을 지급해왔고, 유가 인상도 규제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휘발유 가격은 ℓ당 650원으로, 한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의 37% 수준. 지난해부터 정유시장 개방으로 생존 경쟁과 정부 규제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페르타미나는 정유사로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기업의 기술력을 눈여겨 보고 있다.

▲ 페르타미나의 위디아완 프라위라앗마자 전무가 기자들에게 두마이 공장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페르타미나의 위디아완 프라위라앗마자 전략담당 전무는 지난 9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SK에너지와 추진한 두마이시 윤활기유 공장 프로젝트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기업들과 더 많은 협력을 추진할 의사가 생겼다"고 밝혔다.

SK에너지(096770)는 페르타미나의 제2 정유공장 보수와 윤활기유 합작 공장 건설을 패키지로 묶어 2년1개월 만에 프로젝트를 마쳤다. 공사기한을 2개월 단축했고, 현장 사고도 없어 페르타미나가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됐다.

위디아완 전무는 "현재 한국석유공사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고 있고, STX와도 해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 정유 소비량의 3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정유시설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르타미나는 하루 평균 105만7000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춘 세계 18위 기업이지만, 정유시설 7개가 대부분 노후했다.
 
세계 23위인 SK에너지를 앞서지만, 기술력으로는 크게 뒤진 상황이다.

인도네시아가 해외 정유사에 유전과 가스광구를 많이 내줘, 산유량과 가스 생산량 기준으로는 인도네시아 2위에 불과하다. 산유량 1위는 셰브론이, 가스 생산량 1위는 토탈이 차지하고 있다.

외국 정유사들은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해, 해외로 가져가기 때문에 산유국 인도네시아가 소비량의 3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달 정유 가격을 30% 인상해 인도네시아에서 폭동이 일어나기도 해 정유량 확충이 시급한 실정.

위디아완 전무는 "하루 35만배럴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정유공장을 많이 세워야 한다"고 실정을 설명했다.

그는 두마이 공장이 하루 평균 17만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해 국내 수요를 일정 부분 충족시켰다며, 이를 23만배럴로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정유시장을 개방해 더 많은 정유사들이 유전과 가스 광구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페르타미나도 적극적으로 해외 정유사들과 협력을 통해 핵심가치를 강화할 기회를 찾고 있다.

현재 페르타미나는 34억배럴에 달하는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70여개의 광구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보조금 정책으로 가스보다 정유에 소비가 치중돼, 유가 상승압력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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