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포비아'가 코스피 지배…증시 단기 회복 쉽지 않을 것"

iM증권 보고서
  • 등록 2024-11-28 오전 8:13:39

    수정 2024-11-28 오전 8:13:39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트럼프 포비아’가 국내 증시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국내 증시가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iM증권)
28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트럼프 트레이드로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 그리고 심리지표에는 트럼프 포비아(공포)가 일부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봤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로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했고, 11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전월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8월 동지수가 하락한 이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제조업 체감지수의 둔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도 트럼프 포비아 그늘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있고 원화 가치가 역시 트럼프 포비아 영향으로 1400원대를 중심으로 한 등락만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은 트럼프 포비아에 영향을 받는 업종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포비아 현상이 아직은 심리지표와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며 “11월 국내 수출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서베이 기준으로 11월 수출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2.8% 상승에 그칠 전망이고, 9월 7.1%, 10월 4.6%였던 국내 수출증가율을 고려하면 국내 수출 모멘텀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모멘텀 약화 속에 제조업 경기 둔화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국내 수출과 제조업 경기를 견인하던 반도체를 포함한 IT 업종의 출하·재고 사이클 역시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수 경기의 경우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 속에 고용시장 악화 추세로 내수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 연구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보다 현재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하다고 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관세정책이 더욱 공세적으로 추진될 경우에는 트럼프 포비아가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은 더욱 클 수도 있다는 고 박 연구원은 전했다. 다만, 트럼프 포비아 현상이 상당기간 해소되기 어렵지만, 연말과 연초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에 따른 유동성 효과를 기대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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