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언제 슈퍼에서 볼 수 있을까

동아제약 "약국 유통 유지"..`약사들 반발 의식` 분석
여론·매출확대도 무시못해 고민
  • 등록 2011-06-16 오전 10:40:43

    수정 2011-06-16 오전 10:40:43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일반의약품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동아제약(000640)의 박카스가 출시 50년만에 약국 밖으로 나간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슈퍼판매를 가능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동아제약 측은 16일 "박카스 판매는 기존의 유통방식을 통한 약국 판매를 유지하겠다"며 대형마트나 편의점 판매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약국을 통한 판매로 박카스가 50년 동안 장수 브랜드로 유지할 수 있었는데, 슈퍼마켓 유통에 집중하면 제품 수명이 급격히 짧아질 수 있다고 동아제약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제약사들이 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약사들의 눈치 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동아제약은 지난 2004년 박카스의 의약외품 전환을 추진했다가 약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동아제약이 적극적으로 박카스 슈퍼판매를 추진하면 최악의 경우 약사들로부터 불매운동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박카스의 공급을 요청할 때 동아제약이 공급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계약의 원칙상 거래 상대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특정 거래처에만 자사 제품을 납품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카스의 약국외 진출은 시간문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나 소비자들의 여론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중요한 것은 동아제약 입장에서 `박카스 매출 확대`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박카스는 지난 2002년 197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1283억원으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감시정책에 전문약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지난 1분기 전문약 매출은 전년대비 4.3% 줄었다.
▲ 연도별 박카스 매출 추이(단위: 억원)
따라서 동아제약이 최근 줄기세포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등 새로운 영역의 진출을 선언할 정도로 신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박카스 슈퍼판매`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변수는 박카스가 슈퍼마켓으로 진출할 때 어느 정도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카스가 슈퍼마켓에 진출하면 매출 증대 효과는 있겠지만 얼마나 늘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박카스가 약국 밖으로 나가면서 `약`이라는 신뢰가 훼손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박카스 매출에 큰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동아제약 측은 "일본의 사례 등 여러사항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각도로 검토중이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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