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이 더 급해…통화 완화 시동 건 중국·베트남

中, 3개월 만에 지준율 0.25%p 추가 인하
베트남, 금리 최대 1%p↓…“수출 둔화 등 침체 우려”
“‘인플레 완화’ 신흥국 중심 피봇 감지”
  • 등록 2023-03-19 오후 6:00:34

    수정 2023-03-19 오후 7:25:49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란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양국 모두 올해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통제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인민은행. 사진=AFP


中, 지준율 인하로 통화 완화 기조

19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했다. 이로써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7.6% 수준으로 낮아진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현금 비율로, 지준율이 인하되면 은행은 자금의 여유가 생겨 대출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이에 지준율 인하는 금리 인하와 함께 대표적인 통화 완화 수단으로 꼽힌다. 시장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5000억위안(약 95조원) 규모의 자금이 시중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위드 코로나’ 원년을 맞아 경제성장률 목표로 ‘5% 안팎’을 제시한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된 엄격한 방역 정책 탓에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2%대 수준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20일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중국의 실질적 기준금리인 3월 대출우대금리(LPR)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FOMC를 통해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수 있어 중국이 LPR을 인하하면 두 나라 간 금리 차이 확대에 따른 중국의 외화 유출 본격화, 위안화의 빠른 평가 절하 등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LPR과 연동되는 1년 만기 중기 유동성 지원창구(MLF) 금리도 지난 15일 2.75%로 동결됐다.

베트남 최대 1%p↓…일부, 인하 카드 만지작

베트남 역시 비슷한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14일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긴급 성명을 내고 재할인율을 기존 4.5%에서 3.5%로, 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금리를 7%에서 6%로 인하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해 9~10월 기준 금리를 연속으로 1%포인트씩 인상했다. 이 여파로 지난 2월 베트남 CPI 상승률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했으나, 부동산 시장과 회사채 시장에 유동성 경색이 찾아왔다.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위축 등 일부 경제 지표도 악화되자 경기 침체를 우려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된 신흥국을 중심으로 피봇(Pivot·정책 전환)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JP모건을 인용해 헝가리와 칠레가 이르면 이달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와 페루는 6월, 체코와 콜롬비아, 브라질이 3분기를 기점으로 금리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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