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반포주공 재건축조합 임시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전체 참여 조합원 2193명 중 59%인 1295표를 획득해 GS건설(006360)(886표)을 누르며 수주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포주공1단지 수주액이 2조60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올해 주택수주는 6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건설시장은 내년부터 분양물량 감소와 매매거래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건설은 반포1단지 수주를 통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 압구정 재건축까지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단 분석이다.
그러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두고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분양제가 등장한 데다 이사비 등 각종 지원책이 등장했던 만큼 공사마진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향후 재건축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채 연구원도 “현대건설은 이주비 대출이라는 창의적 금융지원과 세대당 7000만원이란 이사비 지원 등을 내세웠다”며 “향후 재건축 수주전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로 이주비를 지원하는 형태, 이사비 등 조합원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건설사의 미래 원가를 높여 공사마진율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미성-크로바, 잠실 주공5, 한신4지구 등의 굵직한 사업이 다수 남아 있는데 이들에 대한 수주전도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는 어떨까. 채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공사비의 원가 상승 부담이 있지만 압구정 재건축까지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따도 논란, 못따도 논란이지만 딴 것이 주가에는 훨씬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투증권은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 연구원은 “올해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을 4% 하향 조정하고 예상 자기자본수익률(ROE)을 기존 9%에서 8.5%로 내릴 예정”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배에서 0.8배로 낮춘 것이다.
한편 반포주공 재건축 수주전에서 밀린 GS건설은 수주실패비가 3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돼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