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부채(=빚)와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책 탓에 올 1분기 중국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회사채가 역대 최대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1분기중에 중국내 7개 기업이 발행한 총 9건의 회사채가 역내에서 디폴트에 빠졌다. 이는 지난해 연간 29건의 디폴트가 있었던 걸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큰 규모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중화학공업이나 건설 등 전통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낡은 경제모델을 과감하게 바꾸겠다는 정부의 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지난해말부터 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줄임으로써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9건의 디폴트 가운데 4건이 중국 북동부의 소위 `러스트 벨트`로 통하는 랴오닝성에 있는 철강과 석탄업체라는 점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충국 철강 대기업인 동북특수강그룹(Dongbei Special Steel Group)과 산수수니집단(China Shanshui Cement Group), 중국 도시건설투자그룹(China City Construction Holding Group) 등이 대표적인 예다.
리우 동량 중국 초상은행 선임애널리스트는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은 채권을 발행할 수 없어 현금흐름에 더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디폴트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점치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현재 회사채에 붙은 리스크 프리미엄도 충분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회복하면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부터 단기자금시장에서 유동성을 줄여 나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단기 조달금리는 빠르게 뛰었다. 중국에서 흔히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으로 간주되는 신용등급 `AA`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1분기에 330억위안(원화 5조3660억원)으로 지난 2011년 이후 6년만에 가장 적었다. 올 1월부터 3개월간 중국 기업들이 계획했다가 포기한 회사채 발행규모도 1290억위안(약 20조9800억원)에 이른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급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