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롄의 김마에''를 아시나요?

발품으로 중국 다롄에 한국청소년 관악단 ‘윈드앙상블’ 창설
  • 등록 2010-05-18 오전 9:31:50

    수정 2010-05-18 오전 9:31:5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 주말 중국 다롄시 개발구관리위원회 건물에선 귀에 익은 교향악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다롄지역 최초의 한국청소년 관악단인 '윈드앙상블'의 연주 소리였다. 이날 윈드앙상블의 ‘제2회 정기연주회’에는 300여명의 다롄 교민들이 참석하면서 대성황을 이뤘다.

지휘대에 서서 이들을 이끈 김준 윈드앙상블 단장(45·STX다롄 조달본부 통관팀장)은 2년 전 단 3명으로 시작했던 관악대를 떠올리며 울컥하는 마음을 추스렸다. "교민들의 뜨거운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했다.

김 팀장은 다롄 교포들 사이에서 '김 마에'로 통한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명지휘자 강마에에서 따온 이 별명엔 문화적으로 척박한 이 곳에서 열정을 바쳐 청소년 관악단을 만들고 이끌어 낸 그의 노력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담겨 있다.


연주에 앞서 연주할 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 준 단장
지난 2007년 STX(011810)다롄에 근무하며 이곳과 인연을 맺은 김 팀장은 문화생활에서 소외된 다롄의 교민자녀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2년 전 관악단을 창단했다.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대학부터 군대 복무 중까지 7년 동안 관악단 트럼펫 주자로 활동한 전력이 있기 때문.

당시만 해도 단원이라고는 3명에 불과했다. 악기 구성도 클라리넷, 오보에, 트럼펫 등 3종류 뿐이었다. 김단장은 단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교민 교회, 성당 등 다롄 지역 곳곳에 발품을 팔아가며 포스터를 붙이고 다녔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매주 토요일 오후 관악단 임시 연습실인 한국국제학교에 모여드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이끄는 윈드앙상블은 이제 학생 32명, 교사 13명으로 꾸려진 어엿한 관악단의 모습을 갖췄다.

김 단장은 "욕심이 있다면, 지금은 단원이 청소년 중심이지만 나중에는 그 가족 구성원들까지 다 함께 참여해 가족 관악단으로 거듭났으면 한다"며 "음악을 통해 ‘소통’과 ‘정’이 있는 가족문화를 다롄 교민사회에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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