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은행권이 지난달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업계는 전월보다 110억달러(0.2%) 늘어난 4조7010억유로를 기업들에 대출해 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0.1% 적은 수치지만 대출 감소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월의 경우 9월보다 대출이 100억달러 감소했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워드 아처 IHS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대출 증가는) 제한적이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유로존 은행권은 기업 대출의 위험성을 점차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낮은 신용등급을 지닌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제프 트리쉴러 독일 기계산업협회(VDMA) 전무는 "대출을 아예 받을 수 없거나 좋지 않은 조건에 대출을 받는 기업들의 수가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계를 포함한 민간 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5조1390억유로로 조사됐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지만 당시 기업들과 가계가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 지출을 대폭 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