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방위비 협상, 5개월만에 신속 타결…트럼프 리스크는 '상존'

제12차 SMA, 2026년 분담금 8.3% 증액 1조 5192억 타결
분담금 증가율 소비자물가지수 연동...전략자산 전개비 추가 않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재협상 우려 존재
협상 파기시 동맹 관계 약화 및 美신뢰도 타격
  • 등록 2024-10-06 오후 3:11:19

    수정 2024-10-06 오후 7:05:1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한미 양국이 2026년 이후 적용되는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5개월간 협상 끝에 마무리했다.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협정 만료 1년 3개월이나 남겨두고 타결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재협상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태우 외교부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와 린다 스펙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각기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12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체결을 위한 8차 회의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다.(사진=외교부)
6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가 가서명한 12차 SMA 합의안에 따르면 첫해인 2026년 분담금 총액은 1조5192억원으로 내년 총액 1조4028억원 대비 8.3% 증액됐다. 직전 11차 SMA의 첫해 증액률인 13.9%에 비해 선방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9·10차 SMA 인상율은 각각 5.8%·8.2%로 이번 증액과 큰 차이는 없다.

외교부는 이번 SMA 협상에서 분담금 증가율을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연동한 것을 성과로 부각했다. 과거 8~9차 SMA에서 CPI에 연동해서 분담금이 증가했다가 트럼프 정부 당시 진행된 10~11차 SMA에서는 국방비 증가율로 바뀐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에 따르면 2025년 CPI 증가율은 2%로 예상돼 같은 해 국방비 증가율(4.2%)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 변동으로 고물가 상황을 대비해 물가연동 상한선은 5%로 제한했다.

협상 과정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 추가 항목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데도 양측이 입장을 함께했다. 한국의 분담금은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 3개 항목에만 사용된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 총액이 2019년 처음 1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액형’이 아니라 ‘소요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요형은 주한미군 운영에 필요한 만큼의 액수만 내는 방식이다. 실제 소요형으로 내고 있는 일본은 연간 약 2조원의 방위비를 내고 있다. 4만명 규모의 주일미군을 운영하는 일본과 내년부터는 불과 500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총액형에서 소요형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협상단에서 주안점을 두고 제기했지만 한·미 간에 이견이 있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될 경우 합의 파기 후 재협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한국을 안보 무임승차국에 비유하며 1기 행정부 당시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인상하라고 주장했다.

국무부가 공개한 11차 SMA 전문에 따르면 SMA의 수정 내지 개정을 위해서는 양측 당사자의 서면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미국 대통령이 요청하더라도 한국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 하지만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가 조약을 파기할 경우 동맹관계 약화와 미국의 국제적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총액. 단위: 억 원. 2026년~2030년 소비자물가지수 3.0% 기준(자료=외교부)
여야는 SMA 타결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합의가 국회에서 비준 절차를 거쳐 원활히 이행되도록 모든 외교적, 입법적 과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미국이 쓰지 않아 쌓여 있는 미집행금이 지금도 1조7000억원이 넘는데, 8% 이상의 분담금 인상을 선전으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며 “민주당은 국민을 대신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이러한 협정의 미비점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