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의 면모를 갖췄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고배당주로 잘 알려져 있다. 성장주이면서 가치주인 셈.
지난해말 최대주주로 올라선 사모투자펀드(PEF) FG10은 향후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더욱 높게 샀다.
◇ 현란한 성장세
엠케이전자의 주력부분은 본딩와이어로 이 부문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44%)와 세계 시장점유율 4위(12%)를 차지하고 있다.
엠케이전자의 성장력을 가늠하려면, 먼저 회사 매출 비중의 85%가 넘는 본딩와이어(Bonding wire)에 대한 이해가 곁들여져야 한다.
본딩와이어란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 소재로, 반도체 리드프레임과 실리콘칩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미세선이다. 머리카락의 4분의 1 정도로 얇지만, 강도가 높아야하고 고열에서 오래 견딜 수 있는 기술력이 요구된다.
세계 본딩와이어 시장 확대와 함께 엠케이전자의 매출액도 급성장했다. 2003년 146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4년 2023억원, 2005년 2248억원으로 늘어났다. 평균 25%의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세계 본딩와이어 시장 성장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2004년과 2005년에는 각각 5.9%, 9.5%씩 성장한 세계 본딩와이어 시장은 2008년까지 매년 8%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성장세는 더욱 기대된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2% 늘어난 32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1분기에 이미 지난해 동기 대비 49% 증가한 7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해외시장 공략
본딩와이어 주력업체인 엠케이전자의 성장 비결은 어디 있을까. 송기룡 엠케이전자 사장은 해외시장 판매강화와 생산성 향상를 꼽는다.
2004년초 취임 이후 송 사장은 먼저 본딩와이어의 해외판매 네트워크 강화에 힘썼다. 송 사장은 "취임 당시 국내 매출이 60% 이상이었고 해외 매출은 40% 미만이었지만,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 올해는 해외 매출이 60% 이상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출액이 매년 두자릿수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시장 공략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주법인장 등 삼성전자에서 25년간 몸담아 송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발이 넓은 전문경영인이다.
6시그마 경영혁신을 통해 품질불량을 대폭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2003~2005년 8% 인원증가를 통해 약 60% 증가된 물량을 생산하는 효과를 거뒀다.
회사의 체질개선과 함께 소홀히 하지 않은
부분이 제품 라인업이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솔더볼(Solder Ball)에 대한 기대가 높다.
솔더볼은 반도체패키지와 PCB(인쇄회로기판), 또는 칩과 칩을 붙여주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볼 형태의 반도체 소재이다. 아직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크지 않지만 매년 평균 4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생산수량이 전년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유일하게 본딩와이어와 함께 숄더볼을 만드는 엠케이전자는 제품 영업에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 신제품 개발로 블루오션 노크
송 사장은 그러나 본딩와이어와 솔더볼은 블루오션 제품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늘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다.
본딩와이어는 통상 강도가 높고, 열전도가 잘되는 금을 재료로 사용해 원가가 높다. 최근에는 원가절감 효과가 탁월한 구리나 은합금을 재료로 하는 본딩와이어 개발에 한창이다. 이미 구리 본딩와이어를 납품하고 있지만, 내구성이 약하고 쉽게 산화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납품 규모는 크지 않다.
금값이 오른다고, 제품가격에 금값을 반영해서 파는 엠케이전자에는 부담이 거의 없다.
하지만 주요 매출처인 종합반도체회사나 반도체팩키지회사가 치솟는 금값에 심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 일본의 다나카 등 세계적인 본딩와이어업체들도 구리 본딩와이어 등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환경 때문이다.
송 사장은 "국내외 유수대학과 함께 구리의 단점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면서 "늦어도 내년이면 혁신적인 구리 본딩와이어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충격에도 떨어지지 않는 고강도의 솔더볼을 개발중이다.
▲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회사 전경 | |
전체 직원 170명 가운데 30% 이상이 석사 이상의 연구인력이지만 적극적으로 사이버 연구개발(R&D)를 활용한는 점도 독특하다. 엠케이전자는 서울대와 카이스트, 해외 유수대학 등과 적극적인 산학협동을 통해 기술개발을 일궈낸다.
송 사장은 "3년째 산학협동을 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이 효과높은 R&D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기술개발은 반드시 회사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리스크 요인은 환율
▲ 엠케이전자 손익계산서 | |
매출규모와 비교했을 때 엠케이전자의 영업이익은 크지 않다. 지난해 22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96억원에 불과했다. 단순 영업이익률은 5%도 못 미친다.
그렇지만 엠케이전자의 매출액에는 금값이란 허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총 매출의 88%가 금재료비다.
금값은 어차피 제품가격에 전이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액은 금값을 제외해야 한다. 이럴 경우 실제 영업이익률은 30%를 웃돌게 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엠케이전자은 리스크 요인을 반도체 경기보다 환율로 보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작은 비메모리 매출 비중이 80%여서 반도체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에 환율은 원화절상이 심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하지만 원화가 10원 절상될 때 3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이 나는 구조다.
◇ PEF가 최대주주
엠케이전자의 최대주주는 지난해말 UBS캐피탈에서 코아구조조정 계열의 PEF인 FG10로 변경됐다. 엠케이전자를 300억원대에 인수한 FG10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PEF는 부실기업을 사들여 회생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FG10은 성장성이 높은 엠케이전자를 선택한 것이다. 그만큼 향후 성장성을 높게 사고 있다.
PEF가 최대주주로 올라서 경영권 안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FG10에서 엠케이전자로 파견한 최성호 부사장은 "수년째 이어져온 전문경영인 체제를 계속 가져갈 것"이라면서 "장기투자를 통해 회사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FG10은 엠케이전자의 단점으로 꼽히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무상증자(50%)와 유상증자(20%)를 실시했다. 최근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물량을 내던지며 주가가 크게 조정받자, 40억원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려 시장이 반기기도 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매력은 고배당에 있다. 지난해 사업연도에 대해서는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당시 시가배당율은 4.9%. 사실 외국계인 UBS캐피탈이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실적에 비해 과할 정도로 배당이 많았다.
최 부사장은 "최근 몇년간 지급했던 배당 수준보다는 낮겠지만 올해도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7월5일까지 주가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