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민방위복에 부착된 ‘대통령’ 표찰을 보고 “실수 정도가 아닌 이적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탁 전 비서관은 이전에도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며 비서관들에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지난 8일 탁 전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대통령을 표적으로 만드는 이적행위는 하지 않았다”며 “실수 정도가 아닌 이적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대문접촉을 할시, 확인되지 않은 다수의 대중들과 접촉할 시에 대통령이 착용한 것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복장을 착용해 경호해왔다”고 설명했다.
| 새롭게 바뀐 윤석열 대통령의 민방위복에 ‘대통령’ 표찰이 부착돼있다.(사진=연합뉴스) |
|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정장을 하면 수행원도 정장을 하고 대통령이 점퍼를 입으면 수행원들도 점퍼를 입는다”면서 ‘대통령’ 표찰을 붙이게 될 경우, 모든 경호·수행원들도 똑같이 ‘대통령’ 패치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을 향해서도 “왜 이러한 대통령의 드레스 코드를 확인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왜 현 대통령실이 이런 기본적인 의전·경호 수칙도 지키지 않는지 모르겠다. 나는 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위험에 노출돼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탁 전 비서관은 “내가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며 “백만분의 일이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다면 그것은 고스란히 국가의 위기이고 국민의 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사진=연합뉴스) |
|
탁 전 비서관은 해당 글을 게재하기 전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사진을 비교하며 “제발, 프로페셔널을 쓰셔라. 대한민국 대통령이다”라며 “용산의 비서관들은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탁 전 비서관이 올린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은 지난해 10월 1일 문 전 대통령이 국군의날 행사에서 이름과 봉황 문양이 새겨진 공군 점퍼를 입고 경례하는 모습이 담겼다.
반면 윤 대통령의 사진은 그가 전날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에 방문했을 당시 찍힌 사진으로, 팔 부근의 대통령 표찰이 강조돼있다.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의 표찰에 비해 윤 대통령의 표찰이 다소 대통령에겐 어울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 (사진=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
|
한편 지난 6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민방위복 개편 계획이 시행됨에 따라 윤 대통령은 기존 ‘노란색(라임)’에서 ‘청록색’으로 바뀐 민방위복을 입고 왼쪽 팔 부근에 ‘대통령’ 표찰을 붙였다.
표찰을 붙이 이유에 대해 행안부는 “소속감 고취를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