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면치 못했다. 외국인은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방산주를 매수했지만 월말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하며 손실이 확대됐다. 개인투자자도 트럼프 트레이드로 산업 위축이 전망되는 2차전지주를 매수한 게 수익률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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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달(11월1~29일)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2.0%를 기록했다. 평균수익률은 종목별 평균매수가격(순매수 거래금액/순매수 거래량)과 29일 종가를 비교해 도출한 값으로 대략적인 추정치다.
기관의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005930)로, 평균매수가격 5만1684원과 지난달 29일 종가(5만4200원)를 비교하면 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CHIPS Act) 폐지를 시사하며 약세를 보였으나, 기관투자자가 저점에서 매수한 덕에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순매수 3위 현대차(005380) 역시 관세 부과 우려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기관의 저점 매수 전략이 적중하며 3.1%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4위와 5위는 각각 신한지주(055550)(-4.4%), SK이노베이션(096770)(-2.1%)이 차지했는데 모두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과 달리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손익률은 -2.1%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손실률을 키운 건 방산주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4위 현대로템(064350)은 -21.5%의 손실률을 보였다. 방산주는 지난달 초만 해도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 분류됐으나, 월말로 접어들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 탓에 주가가 고꾸라졌다. 이밖에 순매수 5위 효성중공업(298040)의 손실률도 -8.3%를 기록했다.
그나마 외국인 수익률 부진을 상쇄한 종목은 네이버와 삼성중공업(010140)이었다. 외국인 순매수 1위 네이버의 수익률은 9.3%를 기록했다. 순매수 2위인 삼성중공업(010140) 수익률도 6.2%로 집계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덕에 조선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3위인 한화시스템(272210)의 수익률은 4.0%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는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손익률이 -5.5%로 가장 부진했다.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손실을 봤다.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키운 주범은 2차전지주였다. 순매수 2위인 삼성SDI(006400)의 평균매수가격 29만1010원과 지난달 29일 종가(25만4500원)를 비교하면서 -12.5%의 손실률을 나타냈다. 트럼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줄이고 화석연료 활성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의 순매수 5위인 알테오젠(196170)의 손실률은 -17.5%로 가장 컸다. 알테오젠은 미국 바이오업체와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할 것이란 논란이 벌어지며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의 글로벌 임상 3상 완료가 가시화한 후 경쟁사 할로자임과의 특허 소송 가능성,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조달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삼성전자(-0.5%), 순매수 4위 한화오션(042660)(-7.0%) 등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순매수 3위인 SK하이닉스(000660)는 10.1%의 수익률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