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 까발리다

연극 `칠수와 만수`
7월2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
  • 등록 2012-05-11 오전 10:55:33

    수정 2012-05-11 오전 10:55:3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1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연극 `칠수와 만수`(사진=연우무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슈스케`에 나가서 1등만 하면 3000만원 내가 갚아 줄께.” 가수를 꿈꾸는 칠수는 서울 광화문 4거리 18층 빌딩의 옥외광고판을 그리기 위해 곤돌라에 오른다. 옆에는 서울로 상경해 각종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겨우 자리를 잡은 친구 만수가 있었다.

극단 연우무대의 간판 연극 `칠수와 만수`가 일곱 번째 무대에 올랐다. 대만 출신 황춘명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칠수와 만수’는 지난 1986년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처음 연극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간판을 칠하는 청년 칠수와 만수를 내세워 모순된 세태를 풍자하고 청춘들의 희망과 좌절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작품은 당시 말 그대로 장안의 화제였다. 문성근과 강신일이 주인공 칠수와 만수를 맡아 400여회 공연을 이끌며 서울에서만 5만여명의 관객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후 1987년에는 박중훈·안성기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1990년에 앙코르 공연된 `칠수와 만수`는 2008년까지 세 번 더 관객을 만났고, 이번에는 1997년 만수 역을 맡았던 유연수의 연출로 다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지난 8일 연극이 공연 중인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만난 유연수 연출은 “‘칠수와 만수’는 현재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작품의 생명력이 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우리 명박이 형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청계천물’이나 ‘4대강 만들면 죽어’라는 대사처럼 현 정부를 풍자한 것에 대해서는 “꼭 정치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고 젊은이들의 꿈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작품의 칠수 역을 통해 처음 연극에 데뷔한 송용진은 “영화와 예전의 무대 속 칠수를 재연하기보다 이 시대 젊은이인 칠수로 캐릭터에 변화를 주었다”고 말했다. 7월2일까지.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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