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리에 그대로 전달된 자외선, '탈모 불러'

자외선A는 깊은 모근에, 자외선B는 두피에 악영향을 미쳐
  • 등록 2015-08-10 오전 9:11:50

    수정 2015-08-12 오전 9:02:3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골프를 가르치고 있는 대학강사 윤모 씨(여·40)는 최근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탈모 기미가 생기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 정수리 부근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기 시작하더니, 가렵기도 하고, 샤워하고 나면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져있다.

윤 씨는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피부과를 찾았다. 알고 보니 원인은 ‘자외선’이었다. 평소 부부동반 모임이나 친구들끼리 자주 필드에 나서는 그는 답답하다는 이유로 지난 봄부터 모자 대신 선캡을 착용했던 것. 비어 있는 정수리 부위로 그대로 전달된 직사광선이 두피를 약하게 만들었다.

박병순 셀파크피부과 원장은 “자외선과 탈모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며 “두피도 피부와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마찬가지로 자외선A·B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외선A는 깊은 모근에, 자외선B는 두피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자외선이 모근에 도달하면 모세포와 모유두세포를 파괴하고,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모발은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탈모가 유발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자외선B는 두피 내 수분부족 현상을 일으켜 피지와 각질이 과도하게 생성되게 만든다. 비듬 등으로 막힌 모공 때문에 영양공급이 어려워지고 탈모 유발의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박 원장은 “직사광선에 노출됐다고 모두 탈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자외선으로 모세포와 모유두세포가 파괴돼도 2개월은 머리에 붙어 있다가 약 2개월 뒤 탈모 전조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레저활동이나 태양 아래 오래 있어야 하는 상황에는 양산이나 모자를 챙겨 자외선을 차단하는 게 좋다. 스프레이 타입의 헤어 전용 자외선차단제를 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평소 태닝을 즐기거나, 여름철 해수욕·워터파크에 자주 가는 사람들도 주의해야 한다. 동남아 등 더운 나라로 휴가를 다녀올 계획을 잡았다면 두피 선번(sunburn)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탈모는 예방만으로는 다시 머리카락을 자라나게 할 수 없다. 박병순 원장은 “탈모가 심하지 않다고 여겨 방치했다가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하면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며 “전조증상이 보이는 초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모발이식 없이 호전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경우 흔히 경구치료제, 메조테라피(영양주사요법), 발모제 등을 활용해 탈모를 관리한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탈모치료가 새로운 예방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파크피부과에서는 박병순 원장이 개발한 ‘HORP 재생치료’로 눈길을 끈다.

이는 지방줄기세포에서 추출한 단백질 성장인자를 두피에 주사하거나 롤링해 탈모가 진행되는 모발을 정상 모발로 바꿔준다.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은 인체친화적인 물질을 주입해 모낭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 작용으로 모발 성장주기가 원래대로 복구되면서 탈모 진행을 막고 가늘어진 모발을 굵게 만든다. 초기에 받을수록 효과가 높아지고, 경구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

박병순 원장은 줄기세포 배양액이 탈모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 때 모발의 굵기는 60~80% 굵어지고, 전체 밀도는 4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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