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홍정민기자] 지난 30일 LG카드, 외환카드 등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금융주 급락을 초래한 모건스탠리(MS)에 대해 1일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이 정면으로 반박, 눈길을 끌고 있다.
고객들에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쓰여진 이 자료에서 CGM의 금융업종 담당인 유동원 이사는 "다른 사람의 보고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지만 MS의 부정적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질문이 쇄도해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며 "모건스탠리의 견해로 국내 증시 및 관련주들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나는 그 의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모건스탠리 보고서중 먼저 "은행들의 대출증가율이 둔화, 중소기업의 부실여신 급증을 초래할 것이며 신용카드의 경우 충당금이 아직 충분치 않고 현금흐름 문제는 카드사들을 계속 옥죌 것"이라고 한 대목을 도마위에 올렸다.
유 이사는 "정부가 타이트한 금융 및 재정정책을 도입한다면 중소기업 버블 붕괴가 일어날 수 있지만, 이같은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판단"이라며 "대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고 2분기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같은 연체율은 적절한 수준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건스탠리의 주장대로 올해 은행들이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를 밑돈다고 생각한다면 향후 2년간의 GDP성장률은 2%를 하회할 것"이라며 "그들이 GDP전망을 얼마로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올 4분기에 신용부문이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이 경우 중소기업의 부실여신이 경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 중소기업문제가 향후 2년간 중요한 부담요인이 되려면 여신증가가 전무해야 하며, 향후 1년6개월 동안 경기부진이 지속돼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모건스탠리가 부실여신 수준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미상환 부채를 높게 책정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시각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무수익여신(NPL)에 대한 우려는 이미 반영됐으며,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3분기 말이나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경색도 하반기에는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국내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구매비중이 높으며 자산감소 수준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 부채규모도 매우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
유 이사는 "정부정책이 불변하고 올해와 내년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이어진다는 가정하에나 향후 6~9개월동안 은행주가 현 수준 대비 30% 빠진다고 믿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금성통화(M1) 증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재정정책도 중소기업에 매우 우호적인 상황에서 침체가 그리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임은 인정하지만 내년 ROE가 10%에 그칠 것이라는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경기 사이클을 감안, 현재 한국 시중은행들의 ROE가 12~22% 수준이라는 판단이며 올해는 좋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견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ROE가 상반기 5%에서 하반기에는 15~20%로, 내년 상반기에는 18~2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은행주를 팔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ROE가 하반기에 10~15%에 그치고 내년 상반기에 15~20%로, 하반기에 18~22%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장부가치 1배에 거래되고 있는 은행주를 지금 당장 사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히려 은행들이 소극적인 경영을 지속, 기업대출 경색을 초래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해야 하며 이 경우 모건스탠리의 주장대로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용카드업계의 정상화를 막는 것은 실질적인 부실여신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모럴해저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모건스탠리의 견해에서 동의하는 부분은 3개월 정도의 단기내에 소형 은행들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은행보다는 신한지주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국민은행의 경영과 노사문제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