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호암상 6명…女 최초 공학상 수상자 나왔다

호암재단, 수상자 6명 발표…내달 31일 시상식
이수인 박사, 호암공학상 첫 여성 수상자 주목
  • 등록 2024-04-03 오전 8:49:44

    수정 2024-04-03 오후 7:20:05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호암재단이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 6명을 선정해 3일 발표했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55) 미국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54)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53)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54)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76) 등 6명이다.

호암재단은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 국내외 저명 학자·전문가로 구성된 46명의 심사위원회와 6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4개월간 심사를 거쳤다. 특히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공학상을 여성이 받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31일 열린다.

(사진=호암재단)


화학·생명과학부문에서 수상한 혜란 다윈 박사는 인류의 결핵 정복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 이민자의 자녀로 매년 1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결핵의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온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결핵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학자다.

물리·수학부문의 고 남세우 박사는 양자의 세계를 밝혀온 개척자다. 고인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 분야의 오랜 논쟁이었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케 하는 등 양자역학 발전에 기여했다. 그가 개발한 검출기는 양자컴퓨터, 우주 암흑물질 탐색 등의 연구에 쓰이고 있다.

공학상을 수상한 이수인 박사는 ‘설명가능한 AI’(Explainable AI) 분야를 이끌고 있는 혁신가로 불린다. 이는 인공지능(AI)의 판단·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분야다. 그가 개발한 AI 기술은 각종 질병을 예측, 설명하는 AI 시스템과 질병 치료법 개발 등 의료 분야에서 큰 파급 효과를 보이고 있다. 40대인 이 박사는 호암공학상의 최초 여성 수상자로 관심을 모은다.

의학상을 받은 피터 박 박사는 차세대 유전 정보 분석법으로 암세포를 해석한 권위자다. 그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는 융합 학문인 생물정보학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분석기술은 전세계 대학교, 병원, 제약사에서 암을 포함한 질병 연구에 쓰이고 있다.

예술상 수상자인 한강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다.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 처리하는데 능하다. 그는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받았고,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사회봉사상을 받은 제라딘 라이언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수녀는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장애인의 수호천사로 불린다. 라이언 수녀는 지난 50여년간 목포 지역 장애인과 가족들을 돌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해 왔다. 1975년 한국 입국 이후 의료 봉사를 시작했다.

호암재단은 지난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 예술 등의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현창(顯彰)해 왔다. 올해 제34회 시상까지 총 176명의 수상자들에게 343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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