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금융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방안을 토대로 규제를 유연화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LCR 100%→85%·예대율 규제 완화로 400조 마련
19일 금융위는 은행의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현행 100%에서 9월 말까지 85%로 인하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금융규제 유연화방안’을 내놓았다.
LCR은 은행이 심각한 위기상황에도 최소 1개월은 자금 유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지급준비금·국채 등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고(高)유동성 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한 규제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외화와 원화를 합친 통합LCR 비율을 10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달은 버틸 수 있는 현금 실탄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은행권이 코로나19 대출 상환 연장 등에 협조하며 3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통합 LCR은 103~104%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금융위는 통합LCR의 비율을 9월 말까지 85%로 낮추기로 했다. 은행들이 더욱 과감하게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5월 말까지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한 외화 LCR 규제 역시 9월 말로 연장했다.
금융위는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85%로 매겨 소상공인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독려할 계획이다. 예대율을 완화하면 은행의 자금 공급여력은 71조6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은 예대율 완화조치가 부동산 시장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규’ 주택임대 및 매매에 대한 가중치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115%로 계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예대율 역시 2021년 6월까지 10%포인트 이내에서 위반하는 건은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권 “유동성 관리 숨 트일 것” 기대
증권사에 대해서도 기업 대출채권에 대한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8조6000억원의 자금 공급 여력을 확대하고 카드사에도 레버리지를 6배에서 8배 확대, 54조원의 자금 공급 여력을 늘린다. 다만 카드사의 레버리지 급등을 막기 위해 레버리지가 7배 이상이 되면 배당과 같은 자기자본 감소 행위는 제한된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모든 금융권의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에 따른 주식 보유는 위험값을 일반 주식보다 하향해 적용한다. ‘주식시장 안정’이라는 목적으로 출자한 만큼 건전성 지표 관리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만기 연장이나 상환유예조치 등은 미수 이자를 회계상 ‘이자 수익’으로 인식하도록 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개별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돼 상환 유예를 하는 게 아닌 만큼, 미수이자를 이자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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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법규 개정 없이 가능한 예대율 적용 유예, 만기연장대출 건전성 분류유지 등의 사항들은 비조치의견서, 법령해석 등을 통해 즉시 이행하고, LCR 규제 한시적완화,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 확대 등은 규정을 최대한 빨리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금융기관에 대해서도 기존 예산안을 넘어선 자금공급을 한다고 해도 불이익을 주지 않고, 오히려 올해 금융공공기관 평가 때 코로나19 대출 및 만기연장 등의 공급실적을 경영평가에 최우선으로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유동성 관리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금융권의 여력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