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新 동북공정 빌미 제공"

  • 등록 2021-03-24 오전 8:56:55

    수정 2021-03-24 오전 9:03:15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에 대해 “중국인들이 역사 왜곡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역사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24일 서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라마 ‘조선구마사’에 관한 역사 왜곡 논란의 파장이 매우 크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태종이 백성들을 도륙하는 장면 (사진=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서 교수는 “이미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화가 되어 정말로 많은 세계인들이 시청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도 시간이 모자란 데, 왜곡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첫 방송이 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방송 중단하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조선구마사’ 1회에서는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장동윤 분)이 의주 근방의 명나라 국경 부근에서 구마 전문 신부 요한(달시 파켓)과 통역 담당 마르코(서동원)를 접대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 장면에서 중국 음식인 월병과 피단(오리 알을 석회 등이 함유된 진흙, 왕겨 등에 넣어 삭힌 것) , 중국식 만두, 중국풍 실내 장식 등이 등장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태종(감우성)이 아버지 이성계의 환시를 보다가 백성들을 잔혹하게 학살하는 장면까지 등장하면서 조선건국사를 왜곡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작진은 드라마 장면 속 중국풍 소품과 음식이 사용된 것에 대해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누리꾼들 중심으로 제작지원, 광고에 참여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호관원, LG생활건강, 코지마, 에이스 침대 등이 광고 철회를 선언했다.

(사진=SBS ‘조선구마사’)
다음은 서경덕 인스타그램 글 전문

드라마 ‘조선구마사’에 관한 역사왜곡 논란의 파장이 매우 큽니다.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입니다.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이미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화가 되어 정말로 많은 세계인들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도 시간이 모자란데, 왜곡 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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