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설 연휴에도 쉬지 않고 동남아 말레이시아와 중동으로 올해 첫 해외 출장을 떠났다.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I(006400),
삼성물산(028260) 등의 현지 진출 사업을 점검하고 새해 사업 구상을 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이 회장이 해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1일 귀국했다고 12일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에서 현지 근무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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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삼성SDI의 첫 해외 법인이 있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지역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삼성SDI 배터리 1공장 생산현장과 2공장 건설현장을 살펴봤다. 삼성SDI는 현재 1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향후 원형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공장에 투입하는 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 내년 최종 완공 예정이며 올해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의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는 전동공구,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 1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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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스름반 배터리공장을 점검한 뒤 SDI 주재원들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도 언급했다.
이는 삼성SDI의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전동공구, 전기차 글로벌 시장 성장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단기적인 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삼성SDI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고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이 회장은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과 시장을 직접 점검하며 경영 구상을 해왔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삼성전자 R&D센터) △이집트(삼성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삼성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현장)를,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삼성전자 가전 공장 및 삼성엔지니어링 정유 공장 건설현장) △파나마(삼성전자 판매법인) 현장을 찾았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 2공장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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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아 전략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펴봤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인데 앞으로도 동남아 시장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 회장은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간담회도 열었다. 장기간 해외에서 묵묵히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삼성 계열사 주재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새해 덕담을 건네며 모든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중동도 방문했다. 구체적인 동선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지역에서 6G 등 차세대 통신망과 최첨단 IT 관련 사업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