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지난해 7530억원의 적자를 낸 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예상됐다.
올 들어 신용카드 부문의 안정화 경향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가계 및 중소기업 부문에서의 부실 심화 우려가 새롭게 싹트고 있는 가운데, 대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대체로 국민은행의 흑자전환 실적회복 기대감은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 이익 정상화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추가적인 지표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23일 edaily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중
국민은행(060000)은 최소 701억원 최대 1301억원 등 평균 10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분기 3710억원의 적자에서 탈피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4.1% 증가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1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카드부담 크게 완화되며 턴어라운드"
현대증권 유정석 금융팀장은 "지난해 4분기 2300원이었던 신용카드 신규부실이 지난 1월에는 3000억원으로 늘었다가 2월 1100억원, 3월 400억원으로 줄었다"면서 "흑자로 전환해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3월에 급감한 카드 부실 수치에 대해서 확대해석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 유 팀장은 "월간 1000억원 가량 돼야 정상적인 수준이며, 아직은 평균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카드부실 개선 추세의 지속성에 대해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원증권 이준재 금융팀장은 "은행측이 지표 왜곡이 없다고 단언해 대한민국 리딩뱅크의 의견을 믿기로 했다"면서 올해 국민은행의 대손상각비 추정액을 기존 2조3400억원에서 1조89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 팀장은 "설사 연체 수치에 왜곡이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회계적인 위험요인은 감소중"이라며 "속도가 느리더라도 연체 순증추세가 하락하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고, 정부도 신용불량자의 추가발생이 최소화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일시적 충격을 분산시킬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재성 금융팀장은 "실적만 봐서는 턴어라운드라 할 수 있지만, 아직 정상적인 순이익 수준은 아니다"면서 "부실자산 매각과 러시아차관 상환이익 등의 비경상적이고 일회적인 부분을 제외한 순이익이 어느정도인 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급증했던 LG카드 충당금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익지표가 개선된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이면서 "LG카드를 제외한 상태에서의 추이를 눈여겨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계·중소기업 부실과 성장둔화 걱정"
LG투자증권 백동호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차주별 신용위험 추세"라면서 "신용카드의 경우 경기상황에 관계 없이 부실자산을 덜어 내면서 좋아지겠으나, 중소기업과 가계의 추이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유정석 팀장 역시 "기업 부도통계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중소기업 여신 뿐 아니라 가계여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재성 팀장은 중소기업 부실 우려에 더해 "성장모멘텀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과거 경기회복기에는 대출 증가율이 보통 20∼30%에 달했으나, 이번에는 10%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원증권 이준재 팀장은 "1분기중 가계 및 기업 대손상각비가 당초 추정치를 상회할 전망이며, 2분기 이후에도 예상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하반기중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지만, 경기 확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므로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턴어라운드는 주가에 반영..내수회복 가시화 필요"
현대증권 유 팀장은 "국민은행의 실적호전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턴어라운드를 감안해 1조620억원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으나,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순이익 2조원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부도건수 통계를 볼 때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가계와 중소기업 부실 문제 및 대출성장성 정체를 지적한 삼성증권 유 팀장도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기업은 여전히 어렵고 가계의 현금흐름 문제도 해결 안돼 있어 성장세가 급격히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그렇다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에는 자산건전성에 피해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LG증권 백 위원은 "시장 기대대로 하반기에 내수회복이 이뤄질 경우 국민은행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나, 이미 이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하고 "기대감에 머물고 있는 내수회복이 소비 등의 지표를 통해 가시화돼야 주가가 한 단계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원증권 이 팀장은 "국민은행 대손상각비의 57.2%를 신용카드 부문이 차지한다"며 "올해 카드부문 대손상각비 감소만으로도 주당 1070원, 총 3600억원의 순이익 증가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그는 지난 13일 국민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는 4만9100원에서 5만47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