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소비` 줄고..똑똑한 `간장소비` 는다

cover story 불황탈출백서
발품 팔고, 쿠폰 챙기는 실속파 소비자 증가
영화·외식·학원 갈 때 맞춤형 할인카드 필수
성수기 피해 휴가 잡고 자가 운전보다 카풀 선호
  • 등록 2012-08-03 오전 10:10:00

    수정 2012-08-03 오후 12:24:3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불황이 깊어지자 실속파 소비가 늘고 있다. 백화점 세일기간중 개점과 동시에 수많은 고객들이 몰려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을 사는 김씨, 박씨, 이씨, 아무개씨는 요즘 사는 게 맵다. 생필품 가격도 줄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한끼 식사비도 5000원짜리 한 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충동구매를 줄이기 위해 구입할 물품목록을 미리 적는가 하면 포인트 적립이나 세일 여부 등도 꼼꼼히 따져본다.

모두 장기화된 불황 탓이다.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위축된 소비심리가 소비패턴을 바꿔놨다. 일명 ‘간장남녀(男女)’가 늘고 있다. 간장(남)녀란 분수에 맞지 않게 자기과시적인 소비를 즐기는 ‘된장(남)녀’의 상대 개념이다. 실속을 중시하면서 발품과 정보력으로 합리적인 쇼핑을 즐기는 실속파 ‘짠물’ 소비 계층을 말한다. 소비를 합리적으로 할 뿐이지 무조건 지갑을 닫는 사람이 아니다. 외모를 꾸미거나 괜찮은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데는 여전히 관심이 많다는 암묵적 전제가 깔려 있다.

파주에 사는 직장인 김영은씨(29·직장인)는 지난 5월부터 카풀(car pool)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시간을 맞춰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자가운전 때보다 30~45% 정도 교통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줄어든 교통비로 점 찍어놨던 가방을 사고, 다음달부터는 영어학원도 등록할 생각이다.

자칭 간장녀 조정은씨(26·직장인)는 최근 영화와 놀이공원, 외식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L사와 통신, 주유, 마트, 학원,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할인폭이 큰 H사로 신용카드를 바꿨다.

조씨는 “우리 나이 때는 소비가 즐기는 문화에 집중되는데 점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카드사 혜택 중 소비패턴에 맞는 카드를 활용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단순히 카드만 교체한 것이 아니라 현금을 주고 구매할 때도, 쿠폰은 건네거나 포인트는 적립이 되는지를 꼼꼼히 따진다고 덧붙였다.

강석주씨(37·직장인)도 소비 금액을 확 줄였다. 올 여름휴가는 최대한 알뜰하게 보낼 생각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용산 근처 백화점의 1000원(어른 3000원)짜리 회원용 수영장 티켓을 구입했다. 피서는 성수기를 피해 8월말께 춘천의 오토캠핑장에서 막바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텐트를 치고 자면 1만5000원으로 숙박이 해결되고 음식도 냉장고에 있던 걸 싸가지고 가면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 생활도 반값을 공략한다. 최근 VOD 콘텐츠 확대와 채널 플랫폼의 다양화로 극장 대신 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최신영화를 즐기는 이들이 늘었다. 디지털케이블 VOD는 케이블TV나 지상파TV 등에 시차를 두고 상영해 극장 동시개봉, 프리미엄 상영 등 최신 영화를 골라볼 수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은 극장 동시 개봉작으로 디지털케이블 VOD를 통해 10000원에 판매됐었다. VOD의 경우 한 번 구매하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4인 가족이 영화를 본다면 최소 2만2000원의 관람료를 절약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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