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피맛길이 대규모 철거형 개발로 인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대규모 건물을 짓지 않도록 하는 등 피맛길을 보전하겠다고 13일 밝혔다.
피맛길은 종로 1~6가 및 돈화문로에 이르는 음식점 위주 뒷골목인데, 철거재개발과 수복재개발 구간으로 나뉜다.
종로 1~2가 청진, 공평구역이 해당하는 철거재개발 구간 중 사업이 완료된 3개소(르미에르, 제일은행, 종로타워)는 민선 4기 출범(2006년) 이전에 사업시행 인가돼 건물이 완공됐다.
이에 따라 아직 시행하지 않은 철거재개발 구간은 전문가 자문회의와 시민아이디어 현상설계 공모 등을 통해 피맛길 고유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디자인 가이드라인 및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필지를 모아서 대규모 건물을 짓는 방식 대신 각 소규모 필지별로만 개발하도록 한다"면서 "필지들이 작기 때문에 대부분 저층으로 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향후 사업 인허가를 통해 새로 조성되는 상가 1층은 규모를 제한하고, 이 중 일부는 공방 등 전통 용도로 공공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또 나머지는 전통 분위기에 맞는 건물 용도로 지정하며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피맛길을 떠난 맛집의 재입점을 유도한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할 예정인데 올해 종로 3~4가 750m에 대해 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또 내년에 2단계로 종묘~종로6가와 돈화문로에 대해 58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피맛길은 종로 시전거리에서 일반 백성들이 고관대작의 말을 피해 다닌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한 폭 2~3m의 좁은 뒷골목으로, 특유의 서민적인 분위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