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수명 길어졌다…1000원권 3년2개월→4년4개월

한국은행, 2018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 발표
신용카드·앱결제 확대로 은행권 지폐 수명 늘어나
1000원권 4년4개월 5000원권(3년7개월)보다 수명 길어
1000원권 7년간 3억1600만장 공급해 유통물량 증가 영향
  • 등록 2019-01-13 오후 12:00:00

    수정 2019-01-13 오후 12:00:00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작은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이모씨(37)씨는 지갑이 없다. 신용카드를 스마트폰 케이스에 넣고 다니는게 전부다. 모바일 결제가 되는 곳에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아니면 신용카드를 쓴다. 현금없이 다닌지 1년 가까이 됐지만 크게 불편을 겪어본 적이 없다. 이씨는 “종종 지갑을 집에 놓고 나와 애를 먹곤 했다. 스마트폰은 분실하지만 않으면 놓고 다니는 경우가 없어 아예 지갑을 없앴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나 애플리케이션 간편결제 등 대체 결제 수단이 활성화하면서 지폐의 수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빈도 감소로 1000원권의 유통수명이 대폭 길어져 5000원권 수명을 앞질렀다. 5000원권 발행이 줄어든 탓에 사용빈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내놓은 ‘2018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결과’에 따르면 1000권 지폐 유통수명은 4년 4개월, 5000원권은 3년 7개월, 1만원권은 10년 1개월로 나타났다. 은행권 유통수명이란, 제조 은행권(신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뒤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은 창구로 환수될 때까지의 경과 시간이다.

지폐 수명이 길어진 것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 등 여타 비현금 지급수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폐는 사용빈도가 많을수록 마모, 훼소 등으로 수명이 줄어든다.

1000원권과 5000원권이 10000원권에 비해 월등히 수명이 짧은 이유다.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만원 이하 물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주로 현금을 이용(76.7%)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1000원권 유통슈명이 5000원권 보다 길어졌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5000원권 수명이 1000원권보다 길었다. 1000원권의 경우 지난 2011년 조사때는 유통수명이 3년 2개월이었으나 7년만에 4년 4개월로 1년 2개월 늘어났다. 반면 5000원권은 같은 기간 유통수명이 3년 4개월에서 3년 7개월로 3개월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1년만 해도 5000원권수명이 1000원권보다 2개월 길었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1000원권의 생존기간이 9개월 더 길어졌다. 1만원권 유통수명은 지난해 처음으로 조사했다.

한은 관계자는 “5000원권 유통물량 공급규모가 1000원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사용빈도가 증가하면서 5000원권 수명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00원권은 2011년 12월 말 12억9000만장에서 2018년 11월 16억600만장으로 7년간 3억1600만장이나 늘었다. 5000원권은 같은 기간 2억900만장에서 2억8000만장으로 7100만장 증가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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