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따상’ 이상 공모주만 18곳
이들 기업의 공모 규모는 총 19조4251억원이나 된다. 연간 기준으로 공모액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채 6조원이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도 10조원 이상 많다. 초대어로 꼽히는 기업이 잇달아 상장해서다. 연말 막바지 IPO 수요까지 더해진다면 총 공모액은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반 공모 청약 증거금 기록도 역대급이었다. SK바사가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 기록을 다시 쓴지 2개월만에 SKIET가 80조9017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공모주 시장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도 올해 쏟아졌다. 올해 첫 공모주 시장 포문을 연 엔비티(236810)가 4397.67대 1로 당분간 깨질 것 같지 않은 경쟁률을 기록한 지 반년 만에 맥스트가 6762.75대 1이라는 기록을 냈다. 따상 이상을 기록한 공모주도 쏟아졌다. 선진뷰티사이언스(086710)를 시작으로 지난 10일 상장한 지오엘리먼트(311320)까지 총 18개사나 된다. 메타버스 테마를 탄 맥스트(377030)는 올해 첫 ‘따상상(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모주는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상장 당일 최고가 기준 상반기수익률은 97.84%인 반면, 하반기는 77%로 낮아졌다.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가 잇따르며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엔 어떤 종목이든 나오기만 하면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며 상장 당일에도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과정에서 버려지는 종목이 나오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이런 상황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바이오 하반기 2차전지·수소 테마 관심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공모시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공모청약만큼 수익을 내는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선별투자를 한다면 하반기 공모주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데일리가 최근까지 상장한 82개사를 분석한 결과 수익률이 높은 공모주는 따로 있었다. 업종별로 보면 상반기에는 바이오, 기계 및 장비업, 미디어, 생활용품기업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바이오 분야 인기가 시들해졌고 오히려 전기차 테마를 탄 2차전지 관련주나 수소테마주 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그 수익률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엔켐(348370) 역시 상장 당일 136.43%의 수익을 기록한 이후 더 상승해 177.14%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2차전지(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열처리 장비를 개발하는 원준(382840)은 따상은 하지 못했지만, 상장 당일 최고 85.23%의 수익률을 낸 이후에도 여전히 54.1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진단키트 전문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상장 첫날 최고가 수익률이 28.27%에 그쳤고 현재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프롬바이오(377220), 바이오플러스(099430), 차백신연구소(261780) 모두 상장 첫날 최고 30%대 수익률을 내기도 했지만, 현재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수익률이 좋은 기업은 청약 경쟁률부터 남달랐다. 따상 이상의 성적을 낸 1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SK바사(335.36대 1)와 일진하이솔루스(654.5대 1), 아이티아이즈(633.61대 1)를 제외한 15개 기업의 청약경쟁률이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맥스트는 6762.75대 1이라는 공모시장을 통틀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했다.
이들 기업은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상단에 이상에서 결정되며 수요예측 과정에서도 두드러졌다는 특징도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3년간 공모주 통계에 따르면 최종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들 대비 한 달 사이 5~40% 가량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유통물량 비중이 0~30% 이내였던 기업들도 상장 직후 수익률이 양호했던 만큼 이를 살펴서 투자를 결정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