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유가에 7월 수출도 ‘먹구름’..‘불황형 흑자’ 지속(종합)

수출 466.1억弗 3.3%↓·수입 388.5억弗 15.3%↓..7개월째 동반감소
무역수지 77억6억弗..42개월 연속 흑자 지속
저유가 및 세계교역량↓ 영향
  • 등록 2015-08-01 오전 11:41:07

    수정 2015-08-01 오전 11:41:07

[세종=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수출이 올 들어 단 한 차례의 반등 없이 7개월 내리 뒷걸음질쳤다. 전년 동기대비 수출과 수입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여서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에도 글로벌 경기부진,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등 상반기 우리 수출을 어렵게 만든 요인들이 지속됐다. 여기에 그리스 사태로 야기된 유럽 경기 침체 및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이 겹쳐 수출을 끌어내렸다.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 수출단가 하락세에도 수출물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단기 수출촉진 대책 및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수출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 수출입 증가율(왼쪽) 및 2014~205년 무역수지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단위=%, 억달러>
低유가→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 20억弗 감소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금액이 466억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1월(-1.0%), 2월(-3.3%), 3월(-4.5%), 4월(-8.0%), 5월(-10.9%) 등 올 들어 계속 확대됐던 수출 감소폭이 6월(1.8%)에 축소되는 듯 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확대된 것이다.

수출액이 계속 쪼그라들고 있는 것은 저유가로 고전하고 있는 석유화학·석유제품 탓이 크다. 지난 달 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은 유가 하락으로 내려앉은 단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1년 전보다 각각 17.2%, 28.1%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액이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약 20억달러 감소했는데, 이는 월간 수출액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무선통신기기(-16.0%)와 가전(-17.5%), 자동차(-6.2%), 평판디스플레이(-0.3%), 일반기계(-6.3%), 컴퓨터(-6.5%), 섬유(-12.2%), 자동차부품(-10.7%) 등의 품목도 1년 전보다 수출이 감소했다.

그나마 선박(57.4%), 철강(16.4%), 반도체(6.6%) 등과 올해 새롭게 주력 수출품목으로 떠오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217.7%), 화장품(39.1%) 등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출 감소세를 완화시켰다.

올 들어 급성장세를 보였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경우 7월 수출이 3.1% 감소했으나 일시적인 재고조정 현상에 따른 것으로, 8월부터는 다시 회복할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46.5%), 말레이시아(32.1%), 미국(1.8%)을 제외하고 중국(-6.4%), 일본(-28.0%), 유럽(-5.6%), 아세안(-0.6%), 중남미(-16.6%), 독립국가연합(-42.7%), △중동(-18.6%) 등 주력시장으로의 수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소비재 2.2%↓ 내수침체?..42개월째 ‘불황형 흑자’

7월 수입은 388억47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3% 줄었다. 저유가가 원자재 단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면서 원유(-35.0%), 석유제품(-45.4%), 가스(-43.4%), 석탄(-14.7%), 철강(-20.0%) 등 주요 원자재 수입이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증가세를 보였던 소비재 수입은 2.2% 감소해 내수침체 우려를 키웠다. 산업부는 중동호흡기질환(메르스) 여파 등으로 국내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인지, 7월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및 휴대폰 부품 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5.8% 늘었다.

수출금액에서 수입금액을 뺀 무역수지는 77억62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출과 수입의 동반 부진에도 흑자가 유지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42개월째 이어갔다.

“환율·수출물량↑ 긍정적 ..수출대책 차질없이 추진”

전반적으로 우리 수출이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됐다. 유가하락 및 공급과잉에 따른 세계교역 침체로 수출단가가 10.3% 감소했지만, 수출물량이 7.8% 증가세를 시현한 것.

특히 유가하락 영향을 많이 받는 석유제품·석유화학 물량이 각각 17.2%, 11.2% 늘었으며,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수출액은 1.0%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선통신기기는 신흥국 스마트폰 수요증가 및 8월 갤럭시노트5 출시로, 자동차는 9월 이후 K5 및 아반떼 출시 등으로 신제품 효과가 기대되며 반도체·SSD 등도 수출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원화표시 수출이 환율상승(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에 힘입어 8.4% 증가하는 등 수출기업 채산성이 개선됐다는 점도 우리에겐 호재다. 올 하반기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면서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더라도 세계교역 감소, 유가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 부정적인 대외여건으로 수출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산업부는 내다봤다. 산업부는 세계 교역시장 구조변화에 발맞춰 지난 4월과 7월 각각 발표한 단기·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화장품·SSD·OLED처럼 향후 우리 수출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요인 발굴에 주력하는 등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이후까지 보고 수출 경쟁력을 보다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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