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극재, 1분기 ‘한파’…리튬값 상승세 타고 하반기 반등

전기차 시장 ‘찬바람’에 셀 제조사들 ‘적자’
지난해 하반기 이어 1분기도 실적 ‘먹구름’
메탈값 상승은 ‘청신호’…리튬 연중 최고치
하반기 긍정적 래깅 효과로 실적 회복 기대
  • 등록 2024-04-16 오전 8:44:44

    수정 2024-04-16 오후 7:09:09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전기차 시장 둔화로 배터리 업계에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국내 양극재 업체들도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극재 원료인 리튬, 니켈 등 메탈 가격이 최근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긍정적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전남 광양 양극재공장.(사진=포스코퓨처엠)
1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1188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2조110억원·영업이익 1073억원) 대비 각각 44.4%, 98.4%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손실 1119억원을 낸 전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긴 하지만, 간신히 적자를 벗어난 수준이다.

엘앤에프(066970)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7328억원, 영업손실 87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영업손실 2805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전년 동기(매출 1조3629억원·영업이익 404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46.2% 감소, 영업이익은 1276억원 감소해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업체 포스코퓨처엠(003670)은 1분기 매출 1조1628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1352억원·영업이익 203억원)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전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 개선 흐름이 뚜렷하나 여전히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캐즘(chasm·기술 혁신에 따른 일시적인 정체기) 현상에 따라 전기차 출시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분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 적자를 봤다. SK온은 1분기 3000억~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코프로비엠 하이니켈 양극재.(사진=에코프로비엠)
메탈 가격 변동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양극재 업체에 전방산업 업황 둔화 여파는 더 매섭게 다가온다. 양극재 업체들은 ‘소재-셀-완성차’로 이어지는 제품 공급 구조 탓에 앞단에서 원료 가격 변동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지난해 4분기 메탈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런 이유 탓이다.

배터리 업계는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데 통상 2~4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격 변동분을 제품 판가에 연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가격이 급락한 시기에는 이미 비싸게 산 리튬으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 수밖에 없어 부정적 래깅 효과로 수익성이 악화한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상반기 중 메탈 가격이 상승 흐름을 보인 덕에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kg당 109.5위안으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올해 2월 톤(t)당 1만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니켈 가격 역시 지난 10일 기준 연중 최고치인 1만8585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국발 공급 과잉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메탈 가격이 반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료 투입 시차가 발생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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