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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에 배치된 로봇은 기술적으로 빼어나진 않습니다. 이미 그 정도의 로봇은 이미 10년전에 국내외에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네이버는 자사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와이어(철사)로 움직이는 로봇팔과 실내자율주행로봇용 지도제작 기술 등이었습니다.
주방장을 대체하겠다는 로봇도 있습니다. 주문을 하면 조리까지 해주는 로봇들이죠. 물론 아직까지는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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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주목이 됐던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앱이 갖고 있는 확장성이었습니다. 일개 배달 중개앱 정도로 봤지만, 지금은 오프라인 결제와 주문 등의 범용성을 갖춰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의 힘이라고나 할까요. 배달앱 시장에서 최대 점유자로 있다보니 다양한 비즈니스 시도가 가능해집니다. 식당 로봇 주문도 그래서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반 식당에서는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부터 펼쳐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식당 메뉴를 고르고 주문을 합니다. 음식이 오면 그것을 먹습니다. 식당에서 나갈 때 그때 결제를 합니다. 점심 시간처럼 사람이 몰릴 때면 결제에만 몇 분이 걸립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시간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귀찮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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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대면 시도는 CJ제일제당이나 CJ푸드빌 등 대기업에서도 실험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에 앉으면 테이블 위의 테블릿PC를 보고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것이죠. 비대면을 좋아하는 고객층을 위한 서비스라고는 합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은 테블릿PC를 통한 주문이 익숙해 보이지 않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결제까지 하기도 어렵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두 쓰는 테블릿PC인데, 거기에 결제를 위한 내 개인정보를 남기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데 배달의민족 앱을 사용하면 이런 고민들이 사라집니다. 각자의 스마트폰에 알아서 깔려있기 때문이죠. 어느 매장을 가도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고 결제도 마음놓고 할 수 있죠.
만약 주문과 결제를 받는 종업원 수를 줄이고픈 식당 점주가 있다면, 배달의민족 앱을 충분히 써볼만 합니다. 소비자와 점주 모두 친숙한 앱이니까요.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에게는 대기업도 이길 수 없다는 하나의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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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만 놓고 봤을 때 우아한형제들이 네이버나 카카오의 아성에 도전할 정도는 아닙니다. 대기업 계열에 들어간 네이버와 카카오와 비교해 우아한형제들은 여전히 중소기업 규모입니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의 주무대인 배달 시장이 급성장 중이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용경험이 쌓이고 있다는 점은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입니다. 다시 말해 차세대 구매 고객층인 젊은세대들 사이에서 강력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되어가는 중이라는 얘기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톡도 2000년대, 2010년대 이런 과정을 밟으면서 벤처에서 대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홍보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배달앱 이후 시장이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 정도로 알았는데, 시장 판도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이죠.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 배달 시장의 성장이 그 예입니다.
올해부터 2020년대는 또 어떻게 바뀔까요? 검색, 모바일메신저, 동영상에 이은 새로운 플랫폼 강자가 나타나 시장을 선도하고 지배해나갈까요? 당신이 상상하는 미래 산업에는 무엇이 보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