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용무기자] 홈플러스로 인수가 확정된 이랜드 계열의 대형마트 홈에버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불법 주류유통과 카드깡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이어 이번엔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판매해 물의를 일으킨 것. 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17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과 홈에버에 따르면, 지난 15일 홈에버 인천시 구월점에 입점한 한 식품매장에서 미국산 살치살을 호주산 양념 불고기로 속여 판 사실이 적발됐다.
문제된 양념육은 입점업체 `새아침` 직원이 작년에 구입했던 냉동 미국산 쇠고기 60㎏ 가운데 10㎏ 정도를 해동, 양념한 뒤 `호주산` 바코드를 붙여 매장에 진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 제품은 지난 14일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세 명의 고객에게 2.5kg 정도가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농관원은 홈에버가 판매 중이던 양념육 54㎏을 현장에서 압수하고 입점업체와 홈에버 관리자를 상대로 원산지 허위표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홈에버 측은 사후약방문식 대책을 내놨다. 문제가 된 업체의 물량을 자사 11개 매장에서 전량 철수시키는 한편, 계약해지 및 관련기관 고발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힌 것. 또 임대 업체들의 수입물품 원산지 표기의 정확성 여부에 대한 현장 점검을 매장별로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철저한 원산지표기 관리를 소홀히 한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향후 상당한 댓가를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지난달 홈에버를 전격 인수한 홈플러스는 이번 사태의 불똥이 혹시 자신들에게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