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부고까지 알려준다"..KCTV제주방송 가보니

KCTV 제주방송, 지역 기업으로 '자리매김'
제주지역 채널 7번 배치하고 지역민에 '정보' 창구
IPTV와 힘겨운 경쟁 하지만 명실상부 '지역기업' 자리매김
  • 등록 2018-04-15 오후 12:00:00

    수정 2018-04-15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어느새 ‘올드미디어’로 취급받는 케이블TV. 모바일 결합 상품을 앞세운 IPTV의 공세에 유료방송 1위라는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위기’라는 단어는 흔한 말이 됐다.

케이블TV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중 하나가 지역성 강화다. 지역 밀착 콘텐츠와 방송 채널로 위기를 타파하자는 움직임이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지역 채널을 가장 잘 운영하고 있는 사례로 제주케이블TV인 KCTV제주방송을 꼽는다.

제주케이블TV 가보니

13일 KCTV제주방송 사옥을 찾았을 때 벽면에 걸린 대형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제주 정보채널이 여러분의 기쁨, 슬픔을 함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었다. 채널 20번이라는 글자도 적혀 있었다. KCTV제주방송 가입자는 20번 채널에서 부고나 결혼 등의 소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KCTV제주방송 사옥 사진
KCTV제주방송 관계자는 “제주도는 지역민과 유대가 끈끈하다”며 “이웃이나 친척의 부고나 결혼 소식을 놓치지 않으려 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고 소식을 보려고 일부러 지역 신문을 본다는 얘기도 있다”며 “우리는 채널 20번에서 무료로 부고나 결혼 등의 소식을 올려준다”고 말했다.

부고나 결혼 같은 경조사 외에 지역 이벤트도 올라온다. 날씨도 주요 소식 중 하나다. 태풍이나 폭설로 항공기가 결항될 때면 KCTV제주방송의 정보채널의 시청 점유율은 단숨에 1위로 올라간다.

KCTV제주방송은 정보채널 20번 외 지역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채널 번호 7번이다. 서울·수도권에서는 KBS2 자리다. 지상파 채널들과 경쟁해도 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제주KCTV 정보채널 20번 방영 모습
공대인 KCTV제주방송 전무는 “지역뉴스를 2시간마다 생방송으로 방영하고 있다”며 “드라마와 시트콤 예능까지 자체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채널 내 자체제작 비율은 80% 정도다. 다른 지역 케이블TV 사업자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제주KCTV 관계자가 귀띔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도의회 내 의원들의 의정활동도 지역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도청 기관에 대한 의원들의 감사가 있을 때는 생방송으로 나오기도 한다.

제주도민을 위한 채널로 운영돼 전체 KCTV제주방송 채널 중 지역 채널의 시청 점유율이 2~3위 정도 한다. 공 전무는 “지역 채널로서 정부와 의회를 견제하는 장치로 공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KCTV제주방송은 방송 사업 외에 초고속인터넷과 알뜰폰 사업도 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은 KT에 이어 1위다. 알뜰폰 가입자는 1만3000명 규모지만 다른 SO와 비교해봤을 때 많은 숫자다.

KCTV제주방송 알뜰폰 가입 신청이나 AS 응대를 하는 콜센터
제주 사옥을 나오자 주차장 앞에 세워져 있는 경승용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설치기사 등 외근 인력들이 이용하는 차다.

KCTV제주방송 관계자는 “280여 전 직원이 정규직으로 직고용돼 있다”며 “설치·유지·보수를 외주 업체에 맡기는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와 비교하면 돋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위기에 빠진 ‘케이블TV 업계’

케이블TV 사업자 중 지역 사업을 가장 잘한다고 평가받는 KCTV제주방송도 IPTV의 결합상품 공세에는 고전하고 있다. 제주도 전체 유료방송 가구 중 점유율 61%로 도내 1위지만, KCTV제주방송의 점유율은 하락 추세다. 한때 제주KCTV의 점유율은 70%에 육박했다.

공 전무는 “최근 이 시장이 공정치 않다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6만원 이상 고가 모바일 요금제에 가입시키고 방송과 인터넷은 공짜라고 마케팅하는 행위만큼은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케이블TV 가입자는 IPTV의 결합상품 공세로 줄어드는 추세다. 2009년 1510만 가입자를 기록한 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400만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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