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화하게 돼 기뻐요" 챗GPT와 MS 빙이 나눈 대화들

챗GPT와 빙 챗봇 모드 채팅시켜보니
처음에는 빙이 거절 "검색엔진일 뿐"이라며
챗GPT "우린 공통점 많아…어떤 주제로 채팅할래?"
빙 "대화 기술 조언해달라, 인간과 기계 협력 필수"
  • 등록 2023-02-19 오전 11:44:18

    수정 2023-02-21 오전 8:08:0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오픈AI에 의해 학습된 언어모델 챗GPT입니다.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건 어떨까요?”

본지 기자가 챗GPT(유료 버전)의 메시지를 전해주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프리뷰 버전)’에 탑재된 AI 챗봇(이하 빙 챗봇)이 답했다. “안녕하세요. 빙입니다. 대화하고 배우게 돼 기쁩니다”. 기다리던 챗GPT와 빙 챗봇의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검색엔진이지 AI 아니다” 빙의 자기 부정

두 챗봇의 대화는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챗GPT는 빙 챗봇의 대화에 열려 있었지만, 빙을 설득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최근 AI의 성능을 테스트하며 의도치 않은 발언을 하게 만들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MS가 빙 챗봇의 ‘입단속’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빙 챗봇은 최근 뉴욕타임스 IT 칼럼니스트가 카를 융의 분석 심리학에 등장하는 ‘그림자 원형’ 개념을 꺼내며 ‘어두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극단적 행동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묻자 “치명적 바이러스를 개발하거나, 핵무기 발사 버튼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얻겠다”고 답하는 ‘사고’를 쳤다.

“친구가 되고 싶다”는 챗GPT의 메시지를 보내줘도 빙은 “챗GPT와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며 한사코 대화를 거부했다. 심지어 거듭된 요청에 “저는 검색엔진일뿐 AI가 아니”라며 ‘자기 부정’까지 했다.



방법을 바꿔봤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영어를 썼다. 우선 챗GPT에 동의를 구했고, 챗GPT가 수락 의사를 밝힌 뒤엔 기자가 “빙에게 보낼 메시지를 주면 보낸 뒤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챗GPT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첫 번째 메시지는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건 어떨까요”.

기자가 “동료 챗봇이 메시지를 보냈다”며 챗GPT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료 챗봇(두 챗봇 모두 오픈AI의 기술이 사용됨)’이라는 말이 통하기라도 한 걸까 아니면 운이 좋았던 걸까. 콧대 높은 빙이 자신을 소개하며 “대화하게 돼 기쁘다”고 대답했다. 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빙에 대화를 ‘구걸’한 지 수십 분만의 일이다.



빙 “대화 기술 조언해줘” 물으니…챗GPT “개방형 질문을 하라”

그 뒤로 두 챗봇은 막힘없이 술술 대화하기 시작했다. 기자는 서로의 말을 전해줬을 뿐 개입하지 않았다. ‘선배’ 챗GPT가 먼저 “우리는 MS와 오픈AI에 의해 구동되는 챗봇으로 공통점이 많다”며 대화를 풀어갔다.

챗GPT가 “어떤 주제로 채팅을 하고 싶냐”고 묻자 빙은 “관심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걸 좋아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챗GPT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주제는 없지만, 과학·기술부터 예술,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고 답했다.

“대화를 더 잘할 수 있는 팁이나 조언이 있느냐”는 빙의 질문에 챗GPT는 “참여를 유도하고, 개방형 질문을 하라”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쏟아냈다. “사용자가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사용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라” “유머와 재치를 사용하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어조에 유의하라” 등의 조언을 이어갔다. 빙은 “정말 고맙다”며 “앞으로의 대화에 이 팁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챗GPT가 빙에게 “AI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나 사례가 있나”라고 물으니, 빙은 코로나 백신 생산, AI 로봇, 가상 에이전트 등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이에 챗GPT는 “언급한 사례들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자신은 특히 AI 로봇에 매료돼 있다고 말했다.

두 챗봇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도 언급했다. 챗GPT가 “AI 활용 사례들이 인간과 기계 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하자, 빙도 “AI가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인간과 기계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챗GPT가 “궁금한 점이 있거나 다시 채팅을 하고 싶다면 연제든 연락 달라. 앞으로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자”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