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CEO 전격 사임…‘미성년 성범죄자’ 엡스타인연루 의혹

엡스타인 사건 조사 중 "불명확한 부분 있어"
스테일리 "개인 대응이 업무에 지장주길 원치 않아"
  • 등록 2021-11-02 오전 8:41:49

    수정 2021-11-02 오전 8:41:4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영국 대형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스 스테일리(사진)가 성범죄 연루 의혹 속에 전격 사퇴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협의로 수감 중에 자살한 미국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결고리가 발견되면서다.

(사진= AFP)


1일(현지시간) 월스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스테일리는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관한 당국의 조사 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은행측에 사의를 표명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매매를 하거나 시킨 사실이 확인돼 지난 2019년 기소됐다. 범행 당시 엡스타인은 피해자들이 18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중에는 14세에 불과한 소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엡스타인은 아동 성폭행과 인신매매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후 뉴욕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중 자살했다. 당사자가 자살한 후에도 검찰은 엡스타인 사건과 그 연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 금융청(FCA)과 영국은행(BOE) 산하금융감독국(PCA)의 조사결과를 지난달 29일 밤에야 인지했다면서 스테일리 CEO가 사퇴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당국의) 조사에서는 스테일리가 엡스타인의 범죄를 목격하거나 인지했는지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스테일리는 수사당국이 내린 결론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일리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 “나는 이번 문제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대응이 고객과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직원들의 업무에 방해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FCA와 PRA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규제절차가 이뤄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논평을 거부했다.

스테일리는 바클레이스에 합류하기 전 JP모간 투자은행 부문 책임자 시절 엡스타인과 고객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일리는 지난해 2월 기자들과 만나 엡스타인과는 업무상 만났으며, 그가 바클레이스로 옮기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말했다. 스테일리는 2015년 12월 바클레이스의 CEO가 됐다. WSJ는 지난해 3월 스테일리가 아내와 함께 전용 보트를 타고 엡스타인 소유의 카리브해 섬을 두차례 방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스테일리의 후임으로는 바클레이스 글로벌 시장국을 이끄는 C.S. 벤카타크리슈난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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